문 대통령, 헝가리 첫 일정 선박사고 추모공간 방문…"국민 영혼 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교 선박 사고 추모 공간에서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2019년 사고 당시 수색·구조 전폭 지원한 헝가리에 사의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2일(현지시간)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지난 2019년 선박 사고로 28명이 사망 및 실종된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수색과 구조를 전폭 지원한 헝가리 당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서 2019년 5월 29일 우리 국민 단체여행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추돌한 사고로 한국인 25명과 헝가리인 2명 등 총 27명이 숨지고, 한국인 1명이 실종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사고 발생 직후 전문 구조인력을 포함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해 헝가리 당국과 합동으로 수색·구조 활동을 전개하고, 헝가리 정부에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가해 선박 바이킹 시긴호 선장은 2019년 11월 28일 기소되어 현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헝가리 정부는 또 자체 예산으로 지난 5월 사고 현장 인근 머르기트 다리 부근에 희생자의 성명, 사고 경위 및 추모 문구를 3개 언어(한국어·헝가리어·영어)로 새긴 높이 1.6m, 길이 7m의 '추모비'와 '추모목(은행나무)' 등으로 이뤄진 추모 공간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영혼을 위로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화환을 헌화하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교 선박 사고 추모 공간에서 추모비를 보며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후 버르거 헝가리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추모비는 헝가리와 한국의 예술가들이 합작으로 해서 만들었다"라며 "다시 한번 희생자 유가족들과 희생자분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헝가리 국민과 또 한국 국민들 역시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 입장에서는 양국이 공동으로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념하고 또 같이 바꿔나가는 그런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유람선 사고 때 헝가리 정부가 실종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며 "많은 헝가리 국민들이 함께 걱정해 주시고, 또 애도해 주셨다. 또한 영원히 그분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추모 공간까지 마련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때 한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헝가리 국민도 두 분 희생되셨는데, 그분들에 대해서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헝가리 정부가 이렇게 추모 공간을 마련해 주고, 또 헝가리 국민들께서 지난 1주기, 2주기 때마다 함께 추모의 마음들을 모아 주신 것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은 잊지 않겠다. 앞으로 영원히 양국 국민들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추모목에 대해 "은행나무는 아주 장수하는 나무이고, 뿐만 아니라 조금 더 지나면 굉장히 아름드리 자라게 된다"라며 "잎도 굉장히 많이 달리게 되고 열매도 풍성하다. 양국 관계도 그렇게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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