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檢수사 부담…'막말' 논란 치명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권 경선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내달 5일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국민의힘 경선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2강 구도 속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당 경선 레이스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각 후보는 당심과 지지층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연일 날 선 신경전을 벌이며 상대를 집중 견제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경선 판도가 흔들릴 수 있는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변수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26일 최종 경선룰을 확정했다.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일본국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네 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는 사실상 '4지 선다형' 방식이 채택됐다. 여론조사 문구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이날 10·26사태 42주기를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으며 전통 보수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또 같은 날 숙환으로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등 한목소리로 애도했다.
현재 홍 의원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의 의뢰로 23~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 40.6%, 홍 의원은 4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와 가상 양자대결에서 40.6% 대 43.7%로, 오차범위 안에서 열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0월 2주 차 조사 때보다 무려 5%포인트 떨어지면서 이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윤 전 총장이 이 후보에게 뒤진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홍 의원은 '보수 야권 대선 적합도'에서도 27.3%로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랐다. 윤 전 총장은 26.9%로 지난주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 이어 유 전 의원 15.7%, 원 전 지사는 5%로 뒤를 이었다. 윤 전 총장의 이른바 SNS '개 사과' 파문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선 후반부 상황에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말실수는 지지율 변동의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이 상대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 25가지를 정리해 발표한 것도 지지율에 충격파를 던지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현재로선 윤 전 총장의 변수가 많아 보인다.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부담이다. 서곤 관련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장모도 보석으로 풀려난 뒤 주거지 제한 조건을 어겼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 등을 수사하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손 검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일하던 지난해 4월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윤 전 총장 재임 시절인 만큼 '책임론' 공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향후 남은 경선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코미디 같은 발언이 터질 것인지, '고발 사주' 의혹 등 검찰 수사와 앞으로 남은 네 차례 토론회에서 누가 당심을 더 잡을지가 가장 큰 변수"라면서 "홍 후보는 높은 비호감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토론 과정을 모두 마친 뒤 다음 달 1일부터 나흘간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거인단 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각각 반영해 5일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