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토론 난타전…尹, 劉 정치 행적 따져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 등을 두고 격렬한 언쟁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22일 YTN·연합뉴스TV·JTBC 주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두 번째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전두환 씨가 정치를 잘했다는 발언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한 것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윤 전 총장은 "그렇다"며 단호하게 답했다. 유 전 의원이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땐 사과 안 했다"고 되묻자, 윤 전 총장은 "아니다. 당시 광주 상황을 겪었던 분들께 이분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고 챙기겠단 말 자체가 사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처음 그 말을 했을 때 발언 취지와 진의가 왜곡됐다면서 인재를 잘 쓰자는 얘기라고 계속 말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국민이 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제가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제 뜻을 말씀드려야죠"라고 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을 겨냥해 "본인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김재익을 써서 경제 잘 챙기고 우리가 그 덕에 80년대 잘 먹고 살았고 좌파 우파 가리지 않고 동의하는 일이라고 했고 3년 전 국정감사에서도 기재부 감사서도 같은 말 했는데, 전형적 '내로남불' 아니냐"고 응수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 말 한 적 없다.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갖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아니다. 언론에 다 나와 있다. 제 얘기(전두환 옹호 발언)를 누구한테 비판받는 건 좋은데, 적어도 유 후보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부산에 가선 이렇게 말하고 광주에 가선 5·18 묘비 잡고 울컥하는 사진 찍고, 이게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발언 아닌가"라며 "경선을 앞두고 우리 당 지지자들한테 왜 이틀 동안 사과 안 하다 왜 늦게 사과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는 유 전 의원의 과거 정치 행적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먼저 윤 전 총장은 "유 후보의 정치 경력을 보면, 2016년 공천을 안 주니 탈당해서 (총선에 당선되고) 의원이 돼서 복당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해 탈당했다. 다시 바른미래당을 만들어 또 합당했다. 쭉 탈당, 합당, 분당을 반복해왔는데, 보수 개혁을 이뤘나"라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많이 (보수 개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말한 개혁 보수는 과거 보수와 달리 경제와 안보, 국가적 문제 해결 능력이고, 헌법 가치를 자유뿐 아니라 공정, 인권, 환경까지 다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개혁 보수 정신은 지금 이 순간 국민의힘에 그대로 살아 있다 생각한다. 이준석 대표를 뽑은 것도 변화와 혁신을 하라고 뽑은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2017년 탈당하고 '우리 당이 없어져야 한다고 하면서 다시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었다. '당 해체' 발언을 자신만 한 것이 아니라는 의도로 읽힌다. 앞서 그는 지난 13일 유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을 겨냥해 "이런 사람이 정권교체를 하겠는가. 정권을 가져오는가, 못 가져오는가는 둘째 문제이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당에 있을 때 윤 후보 같이 그런 말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자유한국당 시절 경쟁할 때 해체돼야 할 정당이라고 했다. 그런데 윤 후보같이 당에 들어온 지 두 달밖에 안 된 사람이 없어져야 할 정당이다, 당에 있으면서 그렇게 한 적 없다"고 응수했다.
이번엔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공격했다. 그는 "윤 후보는 26~7년 평생 검사로 살아온 분인데, 스스로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유 후보는 경제학 박사이고, 본인도 늘 경제 전문가라고 말했다. 10여 차례 토론 과정에서 지켜봤는데, 과연 유 후보가 경제 전문가인지 아직 입증을 못한 것 같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검사를 27~8년 해도 수사를 못 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검찰 업무는 기본적으로 경제와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라 (제가) 경제에 대해 모른다 할 수 없다. 다만, 거시정책, 금융정책, 경쟁법 정책 등 어떤 식으로 할 거냐는 전문가가 많이 알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전문가를 알려면 본인이 알아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본인의 경제 역량을 토론에서 보여줬어야 하는데, 인신공격이나 했지, 정책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