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대선 후보' 이재명과 '승복 선언' 이낙연의 공통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경선 결과를 수용한 이낙연 전 대표가 민감한 질문에 입을 닫았다. 이 지사는 대선 후보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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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 해체" 파문…홍준표·유승민·원희룡, 과거 발언 소환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대장동·선대위 합류' 질문에 입 닫은 이재명·이낙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출됐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더블스코어(이낙연 62.37%, 이재명 28.30%)로 크게 누른 이변이 벌어졌어. 당시 현장 상황은 어땠어?

-민주당 선관위원장 이상민 의원의 말처럼 "순간 잘못 읽었나" 싶을 정도였어. 장내가 술렁였지. 공교롭게도 이 후보가 아슬아슬하게 과반(50.23%)을 넘기면서 이 전 대표 측이 '중도 사퇴자 무효표 논란' 이의제기와 결선투표 실시를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됐어.

-3차 선거인단 결과를 두고는 '대장동 의혹'을 바라본 민심이 바뀌었다거나, 야권 지지층의 역선택 등 여러 분석이 나와. 당사자인 이 후보가 가장 당황했을 것 같은데.

-맞아. 취재진은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한 이 후보 생각이 무척 궁금했어. 하지만 그는 짧은 소감만 말하고 떠나버렸어. 이 후보 측은 생방송 일정이 연이어 잡혀있다고 양해를 구했지만, 취재진도 현장까지 와서 질의 한번 없이 떠날 수는 없었어. 결국 민주당과 캠프가 일정을 조율해 경선 결과 발표 후 약 2시간 만에 다시 회견장에 돌아온 그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어. 이 후보는 3차 투표 결과에 대해 "사필귀정이라고 믿는다. (국민이 이해하기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더 말을 아끼는 모습이야.

-그런 듯해. 이 후보는 지난 13일 상임고문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뒤 '(화천대유 대주주)김만배 씨를 아느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취재진 물음에 '옛날 옛'이라며 답을 하려다 말고 "그만합시다"라면서 자리를 떴어. 지난달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떠 올랐을 때 "(김 씨와) 인터뷰했던 건 알고 있었다. A매체 법조팀장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지금 언론인들도 저를) 취재하고, 저와 관계된 사업 하시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며 김 씨와의 친분설을 비꼬듯 일축했던 때와는 확실히 대조적인 모습이지.

지난 14일 필연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떠나는 이낙연 전 대표. /남윤호 기자

-아마도 대선 후보로서 정제된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것 같네.

-맞아. 이 후보는 지난 15일 의원총회 참석 후 기자들에게 "요새 가능하면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다"며 양해를 부탁했어.

-이 전 대표도 줄곧 침묵 중이군. 승복 선언 입장을 밝힌 뒤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있지? 공교롭게도 승자나 패자나 모두 입을 닫고 있는 공통점이 특징적이네.

-이 전 대표는 경선 후 나흘 만인 지난 14일 캠프 해단식에 참석차 공식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어. 하지만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을 뿐, '원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건가' '이재명 후보와의 회동 시기는 언제로 보느냐'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건가' '일부 지지자들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쏟아지는 취재진 질의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어.

-당초 이 전 대표 측이 질의응답을 예고했기 때문에 "오늘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긴 채 떠나버린 이 전 대표가 야속(?)하기도 했지. 알고 보니, 이 전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을 갖는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깊은 것 같아.

-해단식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그가 지방에 있다는 말도 나왔잖아?

-맞아. 민주당 당무위의 이 전 대표 측 '이의제기' 논의가 예정됐던 지난 13일 <더팩트> 취재진은 오전부터 종로구에 있는 그의 자택 앞을 찾아가 대기했어. 그가 이곳에 머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지. 오후로 접어들자 10여 명의 취재진도 자택 앞으로 모여들었어. 약 7시간 기다리면서 그의 측근들에게 행방을 물었지만 '강원도로 이동 중이다' '어제부터 자택에는 없었다' '서울 모처에 있다' '담양에 내려갔다' 등 추측성 말들이 엇갈렸어.

-그를 애타게 기다리던 취재진 사이에선 '산신령 아닌가' '분신술 쓰나'라는 말까지 나왔어. 하지만 결국 그의 모습도 보지 못했고 다음 날 해단식에서 만날 수 있었지.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지방을 돌면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어. 경선 후유증이 여전한데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만나 그동안의 악감정을 떨쳐내고 원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해체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이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회사진취재단

◆ 尹 '당 해체' 발언 파장…當 우려

-국민의힘 내분이 격화하는 모습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 해체' 발언 이후 여진이 지속하고 있는데, 신경전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야.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제주에서 "정권을 가져오냐 못 가져오냐는 둘째 문제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며 목소리를 높였어. 자신을 압박하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강한 불만으로 해석됐어.

-정치 경험이 풍부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지. 14일 SNS를 통해 홍 의원은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지적했고, 유 전 의원은 "뵈는 게 없나"라며 발끈했지. 여기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어.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상당한 파장을 몰고 왔는데, 다른 주자들도 당 해체 발언을 했었다는 점에서 지나친 공세라는 시각도 있어. 홍 의원은 지난해 4월, 유 전 의원은 2017년 자유한국당 해체를, 원 전 지사 역시 2011년 한나라당 해체를 언급했던 게 재소환된 것이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왼쪽부터)는 일제히 윤 전 총장의 당 해체 발언을 비판했다가, 오히려 과거 본인들의 당 해체 발언을 소환당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각 캠프 측에서도 상호 비판 논평 등을 내면서 다툼이 더 커진 것처럼 보여. 특히 윤 전 총장은 경선 레이스 과정에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집중 견제를 받았잖아. '당 해체'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심을 잡기 위해 더욱 거친 표현들이 오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와.

-당내에서도 후보들이 감정싸움을 자제했으면 한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고. 한 중진 의원은 "본경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감정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후보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했어. 한 당직자도 "민주당도 최종 후보 선출 이후 내홍을 겪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원팀' 정신이 흐려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어.

-하지만 후보 간 신경전은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여. 본선 진출을 위해선 상대 후보와 매번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어떻게 보면 앞으로 더 후보 간 공방전이 격화하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어. 다만, 합리적이고 건전한 검증이냐, 아니면 진흙탕 싸움이냐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지난 14일 '포스트 JP'(고 김종필 전 총리)라 불렸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병으로 별세했어. 이 전 총리의 '다발성 골수종' 투병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치권에 알려진 사실이야. 포스트 JP로 불릴 정도로 충청권에선 고인의 인지도 상당했어. 충남 청양 출생인 고인은 1974년 행정고시(15기) 합격 후 공직자 길을 걸었다. 국가경제개발계획에 참여하고 치안직으로 자리를 옮겨 홍성경찰서장, 충북과 충남 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후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충남 청양·홍성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한 뒤 16대 총선에서 재선, 2006년 한나라당 충남도지사 당선, 2013년 부여·청양 재보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정계에 복귀했고, 박근혜 정부 두 번째 총리를 지내다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지.

-이 전 총리는 2012년부터 투병 생활을 했는데,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아. 고인의 정치사에는 분명 명암이 존재하고, 평가가 다르겠지만 명복을 빌어주고 싶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곽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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