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토론회서 연합 전선 모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간 합종연횡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13일 진행된 2차 방송 토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원희룡 전 제주지사 대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 연대 움직임이 연출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제주에서 열린 2차 합동 토론회에서 원 전 지사를 향해 "대장동 1타강사 유튜브를 봤다. 역시 행정 경험을 했기 때문에 법조인을 넘어서 설명을 잘 한 것 같다"며 "제주지사를 하면서 부패를 척결했고 채용 비리를 근절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했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저항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냐"고 물었다.
원 전 지사는 "저항은 늘 있다. 관련 업계의 저항, 부동산이면 공인중개 등 생업차원의 이해관계자가 많다. 무엇보다 더 문제는 행정공무원, 공무원 수장 자체가 잘못된 철학과 정책방향을 갖고 밀어붙일 때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농지 투기와 택지의 필지 쪼개기가 제주에서 가장 먼저 성행했는데, 공무원들이나 전문가가 안 가르쳐줘 파악하는 데 1년 걸렸다"며 "택지 쪼개기와 기획부동산의 투기에 대해 (제주지사 재직) 7년 내내 싸웠기 때문에 대장동을 보니 제 눈에 훤히 보였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주어진 7분의 자유토론 시간 중 약 5분을 원 전 지사에게 할애했다. 원 전 지사가 답변할 때 중간에 자르지 않고 충분하게 시간을 줬다. 이 과정에서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제주도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워낙 어려워서 법조인들도 알기 쉽지 않다"며 "재임 기간 지사로서 공부해서 그렇게 대처하신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을 조준했다. 그는 "홍 후보가 G7(주요 7개국)을 내걸면서 잠재성장률 3%로 국민소득 5만불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몇 년 걸리냐"고 물었다.
홍 의원이 "새로 계산해보겠다"며 제대로 답을 못하자 원 전 지사는 "현실성이 있어야 된다"라며 "3%로 매년 성장하면 (국민소득 5만불 달성까지) 15년이 걸린다. 대통령 15년 할 거냐"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도덕성'을 파고들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도덕성이 떨어진다는 49.1%, 윤석열 31.6%, 저는 6.3% 유승민 2.4%, 원희룡 1.2% 나왔다"며 "만약 본선에 나간다면 어떻게 극복하겠냐"고 질문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정부가 2년 동안 가족과 함께 탈탈 털었지만 지금 나온 게 없다"며 "오히려 지금까지 이렇게 탈탈 털려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받아쳤다.
반대로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에게 한껏 몸을 낮췄다.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에게 '공매도 전면 폐지' 공약과 관련해 "괜찮겠냐"고 묻자, 홍 의원은 "유 후보 말씀을 자세히 보니 상당히 설득력이 있더라"라며 "보완책을 제시해주면 제가 공부를 더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공매도를 전면 폐지하면 외국인들이 빠져나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더 손해를 볼 수 있다. 기관과 개인이 상환 기간이 다른 것 등 불공평한 부분을 최대한 없애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의견수렴이 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홍 의원은 "알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