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구설' 꼬리표…자질 논란 키우는 '王'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쓰였던 왕(王)자 논란에 이어 위장 당원 발언으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반복되는 말실수…자질 시비 자초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쓰였던 ‘왕(王)자’ 논란에 이어 '위장 당원' 발언으로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정계 진출 이후 말실수를 반복하면서 자질 시비를 자초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윤 전 총장은 '위장 당원'설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4일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제는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위장 당원들이 엄청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홍준표 의원에게 유리하기 작용할 가능성이 큰 역선택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발언 직후 경쟁주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홍 후보 캠프 여명 대변인은 "윤 후보에게는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당원은 '위장 당원'으로밖에 안 보이나 보다. 명백한 당원 모독"이라며 "윤 후보의 당원 모독에 대해서는 전 당원을 대표해 당 지도부가 윤 후보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후보를 향해 "정권교체는커녕 1일 1망언으로 온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며 "본인만 아니라 우리당 이미지까지 동반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으면 당장 내놓고, 증거가 없으면 당원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 측에서 분석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피상적인 통계만 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윤석열 캠프의 일부 인사가 윤 후보에게 틀린 정보를 주는 것 같은데, 윤 후보는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연이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남윤호 기자

실제 윤 전 총장은 최근 캠프와 엇박자를 냈다. 방송 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왕(王)'자가 쓰인 것을 두고 '주술' 논란이 불거진 이후 캠프는 지난 2일 글자가 잘 지워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3일 "지지자가 자신감을 갖고 토론하라는 응원 메시지를 써줬다고 생각해서 토론회 때도 손을 다 보여 드린 것"이라고 했다. 글자를 지우려 했다는 캠프 해명과 다소 결이 맞지 않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누구든 실수할 수 있지만, 문제는 (윤 전 총장은 실수) 횟수가 너무 많다"며 "실수 이후 중요한 수습도 그렇게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연거푸 말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주 120시간 노동 △대구가 아니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게 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청약통장 모르면 치매 환자 등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워낙 말실수가 잦다 보니 '1일 1구설'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다. 여권은 물론 당 대선 주자들에게 윤 전 총장 스스로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다. 게다가 잦은 구설은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더 큰 문제는 윤 전 총장은 자질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반복되는 실언은) 대선 주자로서 준비가 안 됐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며 "계속 말실수가 나오는 것을 보면 윤 전 총장의 세계관과 인생관, 철학, 가치관과 대부분 일맥상통한 인식 선상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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