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캠프 "메가톤급 파장 일으킬 수도"…野 '특검' 압박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본선 직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2차 슈퍼위크 후에도 투표 누적 결과 54.9%를 득표하며 '과반' 1위를 사수, 2위 이낙연 전 대표와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사실상 결선 없는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남은 경선에서 '과반 유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검' 촉구를, 이 전 대표 측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지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3일 현재까지 진행한 9차례의 지역 순회경선과 1·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 총 누적 득표율 54.90%로, 이 전 대표(34.33%)와 큰 격차를 벌렸다. 이날 발표된 인천 지역 경선에서 54.9%를 얻어 9차례의 지역 경선에서 8번 과반 승리에 성공한 데 이어, 49만여 명이 대상인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58.17%(17만2237표)를 얻어 당심과 민심을 모두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와 압도적인 격차로 과반을 지키고 있어 결선투표없이 본선 최종 후보로 올라갈 가능성이 사실상 유력해졌다. 민주당은 오는 9일 경기 경선과 10일 서울 경선 및 3차 선거인단 투표 등이 예정돼 있다. 전체 선거인단 중 3분의 1가량인 61만여 명의 표심이 남은 가운데, 현재 전체 누적 투표율인 65%를 전제로 이 지사가 약 '17만 표'를 더 얻으면 10일 최종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
변수라면 '대장동 특혜 의혹'이다. 검찰 수사가 한창이고, 야권이 이에 대한 맹공을 펼치고 있어 '과반 유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관련된 핵심 인사들의 녹취록이 등장하는 등 수사가 급진전 중이지만, 이번 2차 슈퍼위크와 제주, 부산·울산·경남, 인천 경선 과정에서는 여론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힘은 연일 이 지사와 대장동 핵심인물들의 연관성을 부각하며 민주당과 이 지사에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이 지사가 야권을 향해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고 한 데 대해 "할 말은 특검 차려지면 거기서 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 논란에 휩싸이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공세에 대한 '내로남불' 부담도 덜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곽 의원이 아들의 50억 원 성과급 문제로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그 200배의 특혜를 설계한 당사자인 이 지사는 어떤 책임을 져야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의원직 사퇴' 배수진까지 치면서 역전의 기회를 모색했던 이 전 대표 측도 경선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결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도 사퇴설을 일축했다. 이낙연 필연캠프 홍영표·박광온 의원은 이날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 건이 수사 결과나 언론의 추적 보도에 따라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며 '안정적인 후보론'을 부각했다.
이 지사 측은 오히려 '대장동 의혹'을 기득권 세력과의 대결 구도로 세워 지지층 결집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부패세력들의 헛된 공작과 가짜뉴스에도 불구하고 토건세력과 싸워서 국민들에게 부동산 불로소득을 최대한 환수한 것에 대한 격려와 앞으로도 기득권·부패 세력과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며 "오히려 대장동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득표율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