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비리' vs '고발사주 의혹' 공방…"李, 대장동 게이트 몸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일 진행된 토론회에서 난타전에 가까운 격한 설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이 앞선 네 차례의 토론회를 거치며 공격력을 끌어올린 모양새였다. 또한 대선 주자들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이재명 경기지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MBN이 주관한 5차 방송 토론에서 "국민이 정치에 대해 '저질 정치'라고 외면하고 있다"며 "구태 정치의 대표적인 것은 사실에 입각한 근거를 가지고 정당하게 비판하고 답변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근거 없이 헐뜯고 흠집 내고 비방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홍 후보에 대해 "그동안 당을 분열시키는 내부 총질, 국민 신뢰를 떨어트리는 거친 말씀 이런 거로 많이 회자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망둥이' '상대할 가치없는 어린애' '바퀴벌레' '연탄가스' '뇌물먹고 자살한 사람' 'SBS 8시 뉴스 없앤다' '창원에는 빨갱이가 많다'는 홍 의원의 막말을 거론했다.
특히 "(홍 의원의) 전형적인 구태 정치 때문에 당대표 시절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 초유의 참패와 후배 후보들의 유세 지원 거부가 일어난 거 아니냐"면서 "지난번은 위장 평화 쇼로 (선거에서 참패)했다고 하지만, 당의 대부분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다"고 따졌다.
그러자 홍 의원은 "그때 제가 당을 바로잡고 일으켜 세우고 힘들게 할 때 윤 후보는 어디에 있었나. 문재인 후보 품 안에 있었지 않았냐"라며 "두 번에 걸쳐 벼락출세하고 보수 궤멸에 앞장서는 선봉장을 했고, 정치검사 한 거는 생각 안 하나"라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과거 경남지사 시절 측근 비리를 꺼내 들었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가 경남지사 시절 측근들이 산하 기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채용 비리, 교육감 주민소환투표 관련한 문서위조 등으로 구속 실형을 살았고, 지사실에서 근무하던 별정직 공무원들이 유죄 선고도 받았다"며 "사전에 알았냐"고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공안부장 할 때 우리한테 덮어씌운 사건인데, 아마 정 의원이 지금 (윤석열 캠프에) 가 있어서 그것을 (윤 전 의원에게) 이야기한 모양"이라며 "제가 알았으면 그냥 놔뒀겠나"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은 "몰랐으면 무능했다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압박했다. 지난 토론회에서 홍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 등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의 부하 관리 부실을 따졌던 것에 대한 역공 성격이 있어 보인다.
홍 의원이 "그게 왜 무능하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윤 전 총장은 "자기 산하 기관이고 지사실 비서실에 있는 직원들인데, 그걸 몰랐다면 지사로서 자격 없고 무능했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고발사주 의혹'을 다시 띄웠다. 그는 "손준성이나 누가 문제 되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 않았나"며 포문을 열었다. 윤 전 총장은 "잘못된 일이 제가 관장하는 영역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도의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과 손준성은 법률공동체 아닌가"라고 언급하자, 윤 전 총장은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정치를, 자꾸 저질화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법률공동체라는 말이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라고 발끈했다.
윤 전 총장은 "수준이 떨어져서 국민이 외면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의원은 "윤석열이 나와서 지금 정치 수준을 떨어뜨린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지사를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몸통은 이 지사이고, 이 지사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성남시장일 때 이 지사가 특혜를 설계했다"며 "사업 선정 과정에서 위원회나 업체 선정 과정에서 모든 사인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수사를 해보면 이 지사가 몸통이라는 것이 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 지사가) 큰소리 치는 걸 봐서 굉장히 불안한 것 같다"며 "책임이 드러나면 민주당의 후보가 되더라도 사퇴해야 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