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후보와 누적 집계 격차 벌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이번 주말 2차 슈퍼위크를 앞두고 진행한 제주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승리하며 누적 집계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격차를 더 냈다. 호남 경선 때보다 상황이 급진전된 '대장동 의혹' 파장 속에서도 승리해, 2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 '과반 유지·결선 직행' 목표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지 주목된다.
1일 제주시에 있는 호텔 난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주 경선 결과, 이 지사가 전북 지역 경선에 이어 7승을 거머쥐었다. 이 지사 56.75%(3944표), 이 전 대표 35.71%(2482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6.55%(455표), 박용진 의원 0.99%(69표) 순이었다. 이 지사는 첫 지역 경선인 세종·충남 경선 이후 광주·전남 경선(48.65%)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과반 승리에 성공한 셈이다.
제주 경선까지 합산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은 53.41%로 과반을 사수했다. 34.73%인 이 전 대표와는 18.68%포인트 차로, 호남 경선 때(18.53%)보다 격차를 더 벌렸다. 이 지사 측은 결선 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1위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제주 경선에서는 최근 핵심 인사들의 녹취록이 등장하고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한 '대장동 의혹'에도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와 얼마나 격차를 벌리느냐가 관전 포인트였다. 앞서 민주당 대선 경선 최대 분수령으로 관심을 모았던 호남(광주, 전남·북) 지역 순회경선에선 예상과 달리 이 지사가 광주·전남에서 선방하고 전북에서 큰 표 차로 승리하며 누적 집계에서 과반(53.01%)을 사수한 바 있다. 다만 이때까지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50억 원 수령 건이 터지는 바람에 역풍이 불어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지사가 제주 경선에서도 승리하면서 향후 남은 경선에 미칠 '대장동 의혹'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치 공방의 영향력이 반영되려면 더 긴 시일이 소요된다는 반론도 있다.
이재명 열린캠프 홍정민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투표의 의미는 제주도민이 '국힘 게이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는 점"이라며 "'국힘 게이트'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토건 기득권 세력들이 만든 추악한 투기이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난은 마타도어와 가짜뉴스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다수 민심"이라고 했다. 이낙연 필연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연일 드러나는 개발 비리로 불안한 후보에 대한 걱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본선에서는 개발 비리 의혹이 아닌 미래의 길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코로나-19 위기 탈출 이후를 논해야 한다. 매듭짓지 못한 '개혁' 또한 완수해야 한다"며 "남은 시간, 더 깊게, 더 면밀하게, 더 냉정하게 믿을만한 후보에 대한 고민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일(2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경선(6만2098명)에 이어 모레(3일) 인천 지역 경선(2만2818명)과 49만 6339 명의 일반 당원·국민이 투표하는 2차 슈퍼위크 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전체 선거인단(216만 명) 중 약 72%의 표심이 드러나면서 경선 승자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