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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취임 초부터 공공기관 곳곳에 뿌려지기 시작한 낙하산 논란이 임기 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는 간판은 '신의 직장'이라는 공기업의 꽃 '임원'이 되는 보증수표처럼 사용되고 있다. 취임 초 "공기업 등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부적격자 낙하산 인사, 캠프 보은 인사는 하지 않겠다"(2017년 7월)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기업은행장 낙하산 임명 반대론에 "공공기관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사실상 청와대 출신 낙하산을 정당화했다. 이후 최근까지도 청와대와 민주당 간판을 앞세운 친정권 낙하산은 계속 투입됐다. 그 현황을 금융권과 공기업으로 나눠 살펴봤다. <편집자 주>
공기업 '캠코더 인사' 알박기 현황 살펴보니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36개 공기업 임직원 수는 15만1282명이다.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 2조 원이 넘고 총 수입액 중 자체 수입액이 85%가 넘는 시장형 공기업(16개)의 평균연봉은 8582만 원, 준시장형 공기업(시장형이 아닌 공기업, 20개) 직원의 평균연봉은 7814만 원이다.
국세청이 발간한 '2020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연말정산 근로자 1917만 명의 1인당 평균연봉은 3744만 원이다. 2019~2020년 평균연봉 증가율(약 3%)을 감안해도 공기업 임직원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직장인 전체 평균연봉의 두 배가 넘는다.
각 공기업에 10명 안팎인 임원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공기업 기관장의 평균연봉은 2억1512만 원, 이사 평균연봉은 1억6016만 원, 감사 평균연봉은 1억6198만 원에 달한다.
◆35개 공기업 임원 42명 '캠코더'
<더팩트>가 알리오 공기업 임원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한국부동산원은 <상>편에 포함) 전체 직장인 평균연봉의 네 배가 넘는 평균연봉을 받는 공기업 임원 중 42명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더불어민주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는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친 뒤 민주당에 입당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이삼걸 씨를 지난 4월 8일 사장으로 임명했다. 또한 지난 1월 29일에는 부사장으로 이광재 의원, 심기준 전 의원 비서관을 지낸 심규호 씨를 선임했다.
강원랜드는 또 정세균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 정 전 의장이 국무총리로 재직할 때는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장을 역임한 김영수 씨를 지난 6월 29일 상임감사로, 지난 4월 1일에는 민주당 강원도당 부위원장을 지낸 이상진 씨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지난 5월 14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을 지낸 김애경 씨를 상임감사로 임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표 변호사를 지낸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으로 18년간 근무했으며, 이에 앞서 노무현·문재인 법률사무소 주임으로 근무한 송병곤 부산사업본부장(2018년 11월 26일 임명)은이 지난 2월 연임이 확정돼 내년 2월까지로 임기가 연장됐다.
석탄광 개발 및 운영, 석탄 생산·가공·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대한석탄공사에도 올해 2명의 낙하산이 떨어졌다. 지난 2월 10일 상임감사에 임명된 김경수 씨는 민주당 강릉시 지역위원장, 민주당 사무부총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7월 7일 임명된 김연희 비상임이사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건설·관리·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지난 7월 1일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분과 위원장을 역임한 박소영 씨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설립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는 지난 4월 14일 제주도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는 허진수 전 경남도의원 상임감사로 임명했다. 허 감사는 지난해 총선에선 민주당 경남도당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일조한 바 있다.
전력자원개발, 발전 등의 업무를 하는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1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시절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지냈고, 노무현재단 연구본부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역임한 김상철 씨를 상임감사로 임명했다.
경마 사업을 하는 한국마사회는 지난 2월 26일 민주당 소속으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우남 씨를 회장으로 임명했다. 김 회장은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A 씨를 비서실장으로 특채하려다 무산되자 담당자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낙하산이 무리하게 다른 낙하산을 임명하려고 하다가 자신의 자리까지 위태롭게 된 것이다.
방송광고 판매대행 업무를 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지난 2월 16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참여정부 춘추관장 등을 역임한 유민영 씨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전력공사에는 지난 7월 9일 문희상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 국회의장 정무수석을 지낸 이계성 씨를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조폐공사에도 올해 2명의 낙하산이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낸 반장식 씨는 지난 2월 8일 사장으로, 문희상 의원 시절 정무조정비서관을 지낸 김동욱 씨는 지난 6월 7일 상임감사로 선임됐다. 조폐공사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노정윤 씨도 지난해 7월부터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 경남도의원의 JDC행…낙하산이 낙하산 임명 논란도
이외에도 한국지역난방공사 △고광진 비상임이사(18대 대선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한병환 비상임이사(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한국철도공사 △이강진 상임감사(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 △정우동 비상임이사(전 민주당 부대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김유임 비상임이사(문재인 정부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이 올해 새롭게 각 기관의 임원으로 임명됐다.
대선 캠프 경력의 경우 해당 경력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이 캠코더 인사로 공기업 임원에 들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기 말에도 이른바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다수가 공기업에 알박기 형식으로 들어간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는 내년 5월 9일 끝나지만, 올해 임명된 임원들은 2~3년 임기가 보장돼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기관별 임원의 임기가 평균 약 2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임기 말 알박기 인사를 통해 정권 이후까지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근절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임기 초부터 노골적인 코드 인사로 캠코더 인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더니, 임기를 7개월 앞둔 시점까지 친정권 인사 알박기에 열중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임원 인사에 있어서도 '제 식구 챙기기', '회전문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자체적으로 370개 공공기관 임원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한 코드 인사 사례들을 국회 전체 상임위와 공유해 현미경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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