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부활' 설전…尹 vs 洪, 두테르테 소환해 '티격태격'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일 사형제 부활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이선화 기자

유승민도 가세…"洪이 두테르테라면 尹은 뭔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1일 설전을 벌였다. 여기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소환됐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가세해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두 사람 간 설전은 홍 의원이 전날(31일) 20개월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양모(29) 씨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이런 놈은 사형시키겠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발언을 두고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게 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 식"이라고 빗댔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흉악범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돼 있다면 대통령은 시스템의 문제를 잘 파악해 국회와 협조해 제도를 만드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홍 의원이 반격에 나섰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전 총장을 겨냥,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 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에 서서 정치수사를 감행한 공로로 7단계를 뛰어넘어 검찰총장이 됐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확정된 흉악범 사형수를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해 형사소송법에 의거, 사형 집행을 하겠다는데 뜬금없이 나를 두테르테에 비교하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며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자신부터 문 대통령 지시로 보수·우파 궤멸 수사에 앞장섰던 지난날 적폐수사를 반성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면서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유 전 의원도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 수사, 기소, 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면서 "홍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한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두 달 동안 용의자 2000여 명을 사살했다. 초법적인 즉결 처형에 대해 국내외 인권단체는 인권 유린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으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공포 정치'를 이어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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