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상황 악화로 선제적 보호 조치 위해 '특별공로자' 신분 이송"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정부가 탈레반 점령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한국 조력자 380여 명을 국내로 이송하기로 한 가운데 청와대는 조력자들의 요청을 받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도울 방법을 검토한 끝에 군 수송기로 조속히 데려오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에 비해 우리는 현지 국민뿐 아니라 조력자들까지 빨리 데려오는 상황인데,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아프간 사태 발생 이후 가장 신경 쓴 것은 우리 국민의 안정이었다"라며 "우리 국민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지원을 했고, 이어서는 대사관 직원들이 나오는 것을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과정에서 대사관, 코이카, 바그람의 한국 병원 등에서 같이 일했던 아프간 분들이 신변에 위해를 느낀다고 하면서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을 해 왔다"라며 "정부가 TF를 구성해서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이고, 이분들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있고, 우리가 인권 선진국으로서 갖는 국제적인 위상 등을 다 검토해서 어떻게 한국에 모셔올 것인가를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초 외국 국적의 민항기를 보내는 것을 검토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돼서 그것을 할 수 없어서 군 수송기를 통해서 가게 됐다"라며 "8월 말이 일종의 시한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늦어지면 이분들이 나오지 못하시거나 또 나오는 데 굉장히 어렵게 될 것을 생각해서 조금 서둘러서 추진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송을 요청한 한국 조력 아프간인은 당초 427명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이송되는 인원은 50명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에 확인할 때는 427명이 확인됐는데, 못 오신 분 중에는 제3국으로 가기를 원했던 분도 계셨고, 그냥 아프간에 남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이 오실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이송되는 아프간인들이 특별공로자로 입국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선 "미국, 영국 등의 나라에서 난민이 아니라 특별이민으로 수용을 하고 있는 사례를 참조했고, 난민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난민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라며 "그렇게 되면 상당한 인력과 심사 기간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시간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선제적으로 먼저 보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해서 특별공로자로서 입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인 한국 조력 아프간인들은 입국 후 법무부가 마련한 버스로 충북 진천으로 이동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입소한다. 이곳에서 6~8주가량 머문 뒤에는 전국으로 흩어질 예정이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은 정부 관계부처가 협의해서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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