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등 대선주자들 "뜻을 거두어달라"…이준석 "감사와 안타까운 마음"
[더팩트ㅣ여의도=신진환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부친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일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뜻을 거두어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전 발표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은) 정권교체와 향후의 국민을 위한 경제정책 수립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분"이라며 "윤 의원께서 많은 분의 바람처럼 그 뜻을 거둬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기 정책 발표 시간을 할애해가며 윤 의원에게 사퇴 의사를 철회해달라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데, (윤 의원이 사퇴하면) 우리 당의 전력 손실이 너무 크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국민을 향해 "민주당은 조국(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하는 정당이라면, 국민의힘은 양심의 목소리를 낸 윤 의원과 함께하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비전 발표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들이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 윤 의원이 함께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당과 국가를 위해 결단해주신 것은 감사드리지만, 이 험난한 정권교체의 길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경선 후보 사퇴와 의원직 반납 모두에 반대한다"며 "너무 안타깝다. 사퇴 의사 철회를 부탁한다"고 썼다.
유승민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권익위가 매우 정치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의원직 사퇴는 반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도 농지법 위반을 뭉개고 있는데, 본인 일도 아닌 부모님이 하신 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글을 남겼다.
눈물을 흘리며 윤 의원의 사퇴를 만류한 이준석 대표는 비전 발표회 인사말에서 "이 자리에 마땅히 계셔서 자리를 빛내 주셔야 하나 오늘 안타깝게도 함께 하지 못한 윤 의원님의 큰 결단과 희생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라며 "그만큼 이번 선거는 꼭 이겨야 하는 선거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대선 경선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3일 권익위가 본인 또는 그 가족의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있다고 발표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12명에 포함됐다.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매수한 농지가 농지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먼저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제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로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