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서 최재형 9.1%로 '4위'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국민의힘 대권 후보들의 성적표가 부진하다.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 1위를 유지해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잇단 말실수 등으로 하락하고 있는가 하면 '선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호감을 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유력 후보들과 윤 전 총장 간 가상대결에서 이 지사 41.8%, 윤 전 총장 41.3% 이 전 대표 45%, 윤 전 총장 42.6%로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앞섰다. 최 전 원장의 양자 대결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최 전 원장을 앞섰다. 이 지사 44%, 최 전 원장 36.4%, 이 전 대표 45.7%, 최 전 원장 37.9%였다.
[이번 조사는 8월 첫째 주(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윈지코리아컨설팅 누리집 참조)]
정부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코로나 백신 수급 차질 문제 등으로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의 지지도가 우세할 것으로 예측 됐으나 여론조사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이고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계속되는 말실수와 대권 후보답지 않은 행동을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대권후보로서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회 사무처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하루 전 출입 신청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사전 방문 신청도 없이 2명 이상의 수행원들과 함께 국민의힘 의원 103명의 사무실과 본청을 활보했다. 보좌진 등 국회 직원들의 익명 게시판인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 계정에는 "대통령 후보는 방역수칙 위반해도 되나"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명백한 코로나 국회 방역 수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본청 방문시 악수를 나눈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그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눈치 안보는 당당한 행보도 문제지만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말실수'가 가장 큰 문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며 청년 스타트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하루 17시간 씩 일하다 죽으란 소리냐"며 시대착오적 노동관에 대해 맹비난했다.
또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원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방사능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책임감 없는 태도에 대해서 '반일' 감정을 갖고 있는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에 힘쓰고 있는 대구 동산병원 관계자들과의 담화에서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뿐만 아니라 '부정식품', '페미니스트' 발언 까지 쏟아내면서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연이은 망언으로 인해 지지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또 다른 야당 대권 주자인 최 전 원장은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 출마 선언 뒤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아직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히 준비된 답변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답해 논란이 됐었다. 그의 출마 선언을 두고 일부 언론은 '공부 선언'이라며 비판했다. 비전과 공약을 제시해 자신의 정책을 검증받는 자리에서 대중들의 기억에 남은건 '애국가 열창'뿐이었다.
그는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에서도 "충분히 검토가 안 돼 있다. 더 연구하겠다"라고 대답했다. 4일 대통령 선거 출마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명확한 쟁점과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공약을 다듬고 있다"라는 말로 지지자들을 실망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는 또 강연자로서 "현재 정부의 목표 중 제일 문제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나.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든 삶을 책임 지겠다는게 북한 시스템"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삶은 당연히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 후보님은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오셨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6일에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시민들에게 인사 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공직선거법 제59조 4항에 따르면 공식 선거 기간이 아닌 때 야외에서 대중을 상대로 마이크 등 확성기를 사용해 발언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러한 두 후보의 행보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두 후보에 대한 기대가 컸던 반면 준비가 안된 모습들에 실망했을 것"이라며 "계속되는 말 실수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다만, 최 전 원장에 대해서는 "선거법 논란 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이 더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근 두 후보의 지지율 부진에 대해 "막말 논란과 준비 안된 모습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준비 되지 않은 말투,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미 고점인 상태였기에 하락을 예상 할 수 있었지만 상승 주가를 달려야 할 최 후보의 지지율 부진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본격적인 대권 후보 경선이 시작됐다. 두 후보가 남은 기간 동안 지지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