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찾아 대권 행보…당원 가입 '윤석열 효과'도
[더팩트ㅣ은평=신진환·곽현서 기자] "모든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은평구 응암역을 찾아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당명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200여 명의 인파 속을 누볐다. 지난달 30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한 그는 이미 당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서울지하철 6호선 응암역 앞 공원에서 열린 '더 큰 국민의힘!' 은평구 갑 당원모집 캠페인 행사에 참여했다. 이 일정은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열망을 모아 '더 넓은 국민의힘, 더 큰 기호2번'을 만들자는 의미로 진행된 행사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수많은 시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윤 전 총장의 지지자들로 추정된다. 섭씨 30도가 넘는 열기 못지않은 뜨거운 환영이었다. 수행원들은 윤 전 총장의 앞길을 막는 사람들을 제지하며 길을 트는 데 힘을 쏟았다.
윤 전 총장은 지지자들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8월 말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출발하는 만큼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그의 모교(충암중·고)가 있는 은평구는 진보 정당이 내리 5선(17~21대) 당선된 민주당 텃밭이다.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윤 전 총장은 웃음을 잃지 않고 지지자들과 인사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직접 다가가 접촉했다. 전동휠체어에 앉아 인파와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한 중년 남성에게도 다가가 두 손을 잡았다.
일부 지지자들과는 마련된 포토존 등에서 기념 촬영에 응했다. 특히 한 지지자는 윤 전 총장에게 꽃다발을 주며 마음을 표현했다. 행사장에 모인 대부분 시민은 중장년이었다. '석열이형'이라 부를 청년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20분 동안 머물 예정이었으나, 윤 전 총장은 5분 앞서 자리를 떴다. 열렬한 환호에 보답이라도 하듯 차에 탄 이후에도 창문을 빼꼼 열고 손을 흔들었다. 일부 지지자가 길 건너 윤 전 총장의 수행차량까지 따라가는 바람에 잠시 일대 교통이 혼잡을 빚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점이 옥의 티였다. 일부 시민이 당원 가입하는 곳 등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엄수해 달라'는 안내 글이 달린 유도선을 넘어 윤 전 총장을 에워쌌다. 물론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간격 유지는 지켜지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의 '바람' 영향으로 당원 가입 효과는 컸다. 현장에 있던 국민의힘 은평갑 당협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윤 전 총장이 독려한 영향 때문인지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당원 가입을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추산을 해보진 않았지만,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현재까지 200명이 넘는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을 만난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 입당 전 사흘간 온라인 입당 건수가 383건이었는데, 입당 후 사흘간 입당 건수가 1799건으로 4배 넘게 늘었다"며 반색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를 할 적임자라고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여성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정치적 신념과 소신이 올곧게 느껴지고 민생 경제가 무너진 우리나라를 바꿔줄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을 보기 위해 일산에서 왔다고 밝힌 여모(60·여) 씨는 입당 서류를 제출한 뒤 "윤 전 총장은 '내로남불'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정권 교체를 이룰 것"이라며 "원칙과, 공정, 정의를 바로 세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