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차별은 의견이 아니며, 허위조작정보는 표현의 자유 아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에서 3관왕을 차지한 국가대표 안산 선수와 관련한 국민의힘 대변인 발언을 '일그러진 시선'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안산 선수에 대한 국민의힘의 논평은 엉뚱한 과녁을 향했다. 선수를 향한 성차별적 공격과 터무니없는 괴롭힘을 비판해야 할 공당이 피해자에게 원인을 돌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셈법에 의한 것이라면 매우 나쁜 정치 행위고, 그 당에 만연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면 더욱 참담한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안산 선수를 향한 극단적인 혐오 조장 사태 속에서 저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몇 가지 현실을 확인했다"며 "첫째, 혐오를 방치하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 둘째, 이 나라에서 여성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 셋째, 청년 여성과 남성의 사이를 가로막는 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은 걱정. 넷째, 정치권이 그러한 현상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차별은 의견이 될 수 없다는 것, 허위조작정보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는 것, 능력주의는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정치가 계속해 말하고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외신에서 안산 선수와 관련해 "한국은 경제대국이자 기술강국이지만, 여성 권리가 약한 남성 중심 사회"(프랑스 24),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단어가 됐다"(BBC 한국 특파원 로라 비커) 등을 인용하며,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인정했지만, 약자를 대하는 태도는 충분히 선진적인지 의문"이라며 "'페미니즘'을 죄악시하고 외모를 이유로 터무니없는 비난과 학대가 분출되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선진국의 모습일 수 없다.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저 역시 그 책임을 나눠지겠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 모든 청년이 평등한 사회로 가기 위한 정책 발굴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산 선수의 활약에 축하와 감사를 보내야 할 시기에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을 마주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저부터 앞장서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선 지난달 30일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안산 선수 페미니즘 논란과 관련해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으나 안 선수의 '남혐 용어 사용'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혀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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