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거 공정성 침해"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2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댓글 일명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즉각 사과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구(舊) 문재인과 현재의 문재인을 대비하며 조롱하는 일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사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법부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권 인사의 여론 조작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수혜를 봤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읽힌다.
김 지사는 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사용하던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포털 사이트에 실린 8만여 개의 기사에 공감·비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전날 김 지사에게 징역형(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김 지사의 판결이 우리에겐 충격 아니었다. 우린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민주당 대권주자들과 당직자들이 일제히 김경수의 범죄행위에 대해 옹호에 나선 것은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댓글 조작) 공격으로 정치적 피해 입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홍준표를 포함해 진정성 있는 사과 하라"라며 "그리고 도정을 정상 운영하지 못해 경남도민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또 "선거의 공정성을 침해한 것에 대해 국민에 지은 죄를 사과하라"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드루킹은 일단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무려 8800만개 댓글을 조작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렇게 민심을 왜곡하고 조작할 생각 했겠느냐"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 개입을 넘어서 선거 조작 사건"이라며 "김경수 한 사람 구속됐다고 끝날 일 결코 아니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원내대표는 김 지사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수행비서로 지낸 최측근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몸통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어떻게 국민 여론을 왜곡하고 가짜 뉴스로 선거에 영향을 끼친 것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용서를 구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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