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도 오른 文대통령 지지율 '비결'

코로나19 사태 악화 속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절차가 진행되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기 시작한 결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범진보' 응답자 증가…빅이벤트 진행에 지지층 결집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서며 4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연일 네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 사태 최대 위기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 '한국판 뉴딜 2.0' 구상 발표 외에 특별한 호재는 없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40% 안팎의 집권 5년 차 역대급 지지율을 기록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7월 3주 차 조사(조사기간 13~15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8%, 부정 평가는 52%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는 3주째 같았으며,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1%P 감소했다.

◆코로나 악화-호재 없어도 오른 文 지지율

코로나 사태 악화 속 여론조사기관 중 문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게 나오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3주째 30% 후반대를 유지한 것은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응답자들은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 '코로나19 대처'(35%), '외교·국제 관계'(14%) 등을 꼽았고, 부정 평가자들은 그 이유로 '부동산 정책'(24%), '코로나19 대처 미흡'(18%),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1%) 등을 꼽았다.

코로나 대처가 긍·부정 평가 이유로 모두 포함된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엔 '잘하고 있다'(47%)와 '잘못하고 있다'(44%)는 응답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엇갈렸다. 다만 전월 조사와 비교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7% 하락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17% 상승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YTN-리얼미터 7월 1주 주간집계(조사기간 5~9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2519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1%, 부정 평가는 54.9%로 조사됐다. 전주 대비 긍정 평가는 3.1%P 올랐고, 부정 평가는 3.2%P 내렸다.

15일 발표된 오마이뉴스-리얼미터 7월 2주 차 정례 조사(조사기간 12~13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2036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4.8%로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부정 평가 52.3%).

12일 발표된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정례 조사(조사기간 9~10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5.8%, 부정 평가는 51.7%로 조사됐다. 전주 대비 긍정 평가는 2.7%P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1.8%P 감소했다.

이처럼 호재보다 악재가 많았던 기간에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한국갤럽은 유지)은 일차적으로 정치 성향이 '진보'인 응답자는 늘었고, '보수'인 응답자는 줄어든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위)와 12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리얼미터·KSOI 제공

◆늘어난 '진보' 응답자…줄어든 '보수' 응답자

실제 한국갤럽 조사 응답자 중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이들은 267명, 보수(257명)라고 답한 이들보다 3.9% 더 많았다(중도 273명). 전주와 비교하면 진보는 6명이 늘었고, 보수는 21명이 줄었다(중도 28명 감소).

YTN-리얼미터 조사 응답자 중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이들은 664명으로, 보수(538명)라고 답한 이들보다 무려 23.4% 더 많았다(중도 1077명). 전주와 비교하면 진보는 53명 늘었고, 보수는 34명 늘었다(중도 39명 감소).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 응답자 중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이들은 496명으로, 보수(440명)라고 답한 이들보다 약 13% 더 많았다. 이들은 전주에는 여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만 하고, 대통령 지지율은 조사하지 않았다.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응답자 중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이들은 320명으로, 보수(290명)라고 답한 이들보다 10.3% 더 많았다(중도 308명, 잘 모름 83명). 전주와 비교하면 진보는 20명 늘었고, 보수는 12명 줄었다(중도 15명 감소, 잘 모름 8명 감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진보층 응답자가 증가한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호재가 없었는데도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오른 가장 큰 요인은 범진보, 범개혁 성향 응답자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의 여러 정책을 지지하는 성향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4·7 재보선 직후 위축됐던 범진보, 범개혁 응답자들이 7~8분가량 걸리는 여론조사에 한동안 소극적으로 응답하고 있었는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의 시즌'이 다시 시작된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이벤트가 민주당에서 있었다"라며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총리 상승세와 이재명 경기지사-윤석열 전 검찰총장 동반 하락세도 나타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각 여론조사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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