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부처 폐지' 논쟁 지속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2일 최근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론을 꺼낸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를 향해 "어그로 정치" "박근혜 키즈"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해 온라인상에 자극적이거나 악의적 주장을 하는 일) 정치가 가관"이라며 "철학의 빈곤에서 기인한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론으로 코너에 몰리니 이를 모면하기 위해 한참 철 지난 작은정부론을 들고나온 것"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이 대표가 주장한 '작은 정부론'이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용도폐기' 됐다며 "30대 당 대표인 이 대표가 미래가 아닌 철 지난 과거의 실패 정책을 앞세워 과도한 어그로나 끌면서 우리 정치와 정책 수준을 과거로 퇴행시켜선 안 될"이라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1995년 UN의 세계여성 행동강령 채택과 전 세계 여성 정책 부서 현황을 언급하며 "이 대표 논리면 이 세상 젠더갈등의 원흉은 UN"이라고 했다. 그는 또 과거 보수 정권에서 통일 부처를 창설하고 평화 지향 통일 정책을 펼쳐왔음을 거론하며 "이 대표는 공부부터 해보는 게 어떠하겠나"라고 비꼬듯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국가 관계가 아니라 특수관계다. 외교 외에도 통일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강 최고위원은 "명색이 보수 정당 대표가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정책과 철학까지 부정하고 있으니 국민이 이 대표를 불안하게 여기는 것 아니겠나"라며 "빈대가 있으니 초가삼간 태우자고 말하는 경솔하고 가벼운 발언은 이 대표 자질 자체를 의심하게 한다. 국민은 과거에서 타임슬립한 야당 대표를, 트럼프 닮아가는 야당 대표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이 대표를 향해 "무책임하다"며 "여성과 남성, 남과 북을 편가르는 분열의 정치, 퇴행의 정치를 규탄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빈곤한 철학뿐만 아니라 귀를 닫고 아무 말이나 하는 모습 보면 '박근혜 키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며 "여가부가 할 일 없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건 전형적인 일베(온라인 극우 성향 커뮤니티)식 사고다"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철 지난 작은정부론을 거듭 되뇌는 걸 보니 박근혜 키즈일 뿐만 아니라 'MB아바타'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