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일화' 동상이몽…정세균 "길 열려 있어" vs 추미애 "긴장감 떨어뜨려"

더불어민주당 대선 1차 경선 후 단일화 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5대도시 철도 지하화 사업 공약 발표 기자회견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국회사진취재단

1차 경선 후 '단일화 후보' 쟁탈전 예고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여권 후보들의 단일화를 바라보는 '동상이몽'이 눈길을 끈다.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를 선언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차 경선 후 단일화 가속화를 전망한 반면, 추미애 전 법무 장관은 "경선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정 전 총리는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5대 도시 철도 지하화' 공약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외 다른 후보들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을 막지는 않겠지만 거기에 매달리지도 않는다"면서도 "결선 투표 제도가 있는데 1차 경선이 끝나면 다시 합칠 수도 있고 길은 많이 열려 있다"고 했다. 민주당 규정에 따르면 1위 후보가 과반 이상 득표를 하지 못하면 결선 투표를 하게 되므로, 이때 자연스럽게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전 총리는 경선 과정에서의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지지율 반등을 기대했다. 그는 "과거를 보면 지역별 순회 경선을 하는데 중간에 경선 프로세스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게 변수가 되기 때문에 경선 드라마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경선할 필요가 없다"며 "여론조사와 실제 경선 결과는 큰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이다. (다만) 여론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당연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5일로 예정된 이 의원과의 단일화 진행 상황에 대해선 "방식을 논의 중이다. 어떤 방식이든 저와 이 의원이 5일 전 결말이 나도록 확실한 합의가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좋은 방안이 마련되고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권 내에선 두 사람의 단일화가 구심점이 돼 친문 진영이 재결집하고 경선에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계파성을 부각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여권 주자 2, 3위권의 단일화 합류 여부와 시점도 불투명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정세균·이광재 단일화에 대해 "바람직하다"며 "당 경선의 역동성을 키우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지만 당장 단일화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조기 단일화에 긍정적인 반면, 추미애 전 장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추 전 장관. /국회사진취재단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더 나아가 '조기 단일화'는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전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그런 점(단일화)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각자 비전을 놓고 어떻게 하면 촛불혁명을 완수할 수 있을까 처방전을 들고나온 후보에게 집중하는 경선을 하는 것이지, 누구와 합종연횡한다는 건 경선의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날 도시기능 회복과 균형발전 촉진을 위한 '5대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에서 도심철도 지하화에 대한 요구가 매우 크다"며 "국민소득 4만 불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도심 철도 지하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도심 철도를 지하화한 후 만들어진 부지에 공원과 문화시설, 체육시설, 상가 주거시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지분적립형 공공주택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정 전 총리는 "5대 도시부터 지하화를 시작하되 추후 단계적으로 인천, 수원, 천안 등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직속으로 철도지하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챙겨나갈 것"이라고 했다. 재원은 철도부지 일부를 매각하거나 부지 사용권을 이전하는 등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부족분은 정부 재정을 투입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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