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거부' 장기화…깊어지는 고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이 탈당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송영길 대표. /이선화 기자

탈당 권유 미수용 5인…부동산 문제 골치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탈당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대선 예비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부동산 악재를 떨치려는 당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자진 탈당 권유를 거부하는 의원은 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 의원 5명이다. 이들은 권익위 조사 결과가 부당하다며 탈당계를 내지 않고 있다. 자신이 연루된 의혹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20일이 넘도록 버티고 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지난 8일 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난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이 가운데 김주영·문진석·서영석·윤재갑·임종성 의원은 권고를 수용했으며, 지난 22일 비례대표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은 출당 조치됐다.

앞서 우상호 의원은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묘지로 쓰기 위해 부득이 해당 농지를 샀고, 매입 당시 토지용도 대로 밭에 작물을 키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한정 의원은 남양주 땅을 투기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반발했다.

김회재 의원은 지난 10일 "명의신탁을 해놓고 실제로 아파트를 팔지 않은 것이 드러난다면 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오영훈 의원은 "오히려 징계 절차를 밟으라"며 맞섰고, 김수흥 의원은 탈당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번복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탈당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 의원. /더팩트 DB

송 대표는 탈당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28일부터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에 들어가는 등 여권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시선과 야권에 공세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번 주 안에 조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혜련 최고위원은 2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송영길 대표가 이번 주에 나서 다섯 분의 의원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안에 가능하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수조사 건을 질질 끌수록 당 경선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우리 당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동산 문제가 아닌가"라면서 "지체되는 탈당 문제를 잘 넘기고 경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5명 의원이 당 지도부의 권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정치 생명이 걸린 민감한 문제인 데다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대화로 문제를 매듭지어가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것은 이러한 영향이 크다.

일각에선 당헌·당규상 규정된 비상징계권을 동원해 강제 탈당시키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징계에 대한 강한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 섣불리 꺼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설득하는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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