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25세 靑 1급' 박성민 논란…"장관 말고 올라갈 곳 없겠네"

1996년생 올해 25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의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박 청년비서관의 민주당 최고위원 당시.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은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맏아들"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과 동시에 윤석열 견제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이번 주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는 25세 대학생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이다.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2030으로부터 외면받으며 패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한번 젊은 층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공직생활 수십 년을 해도 될까 말까 한 1급 고위공무원 상당이라는 점에서 공정과 정의 논란이 뜨겁다.

-홍준표 의원이 약 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으로 복당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시절 복당 문제를 놓고 당내 반발이 상당했던 것과 달리 너무 조용하게 복당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문제 등이 남은 상황에서 홍 의원의 복당이 또 어떤 변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X파일'을 둘러싼 여야의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여야는 파일 생산지로 서로를 지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사자인 윤 전 총장은 그동안의 잠행과 전언정치를 끝내고 오는 29일 정치 행보를 직접 밝히기로 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 인사인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의 야권행을 두고 수많은 말들과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 논란이 뜨겁자 당분간만이라도 시킬 만한 사람인지 지켜봐 달라며 이후에도 논란이 될 경우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임명권자는 대통령, 책임은 정무수석이?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이 핫이슈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무·청년·교육비서관 인사를 단행하면서 청년비서관에 25세 대학생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임명하면서 특혜 발탁 논란이 제기됐어. 청와대 비서관은 1급 상당의 고위 공무원인데, 대학생을 발탁한 것은 '청년 기용'이 아닌 '청년 기만'이라는 비판이 나왔지.

-야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에 따른 '젊은 바람'을 청와대가 모방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야. 국회 보좌진들도 반응이 뜨거웠지. 국민의힘 보좌진 협의회는 청와대의 결정에 대해 "파격이 아니라 코미디"라며 "이런 인사는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분노만 살 뿐"이라고 지적했어.

-민주당은 박 비서관 임명을 옹호하고 있어. 청와대가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박 비서관을 발탁한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야. 하지만 당내에서 청년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선 '박탈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취재 기자 사이에선 '이제 장관 말고 더 올라갈 곳도 없겠네'라며 자조 섞인 불만도 나왔어.

-박 비서관 논란이 확산하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진화에 나섰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서서 박 비서관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는 거야. 이 수석은 여러 차례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서 "당분간만이라도 시킬 만한 사람인지 지켜봐 달라"며 이후에도 논란이 될 경우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했어.

-청년비서관은 청와대 조직도상 방정균 시민사회수석 아래에 있어. 그런데 정무수석이 나서서 직까지 걸고 박 비서관을 옹호하는 건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 정치권에서 논란이 있으니 정무수석이 해명을 할 수는 있지만, 과하게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거야.

-일각에선 박 비서관보다 15살이 많았던 전임 청년비서관들(임세은 현 청와대 부대변인, 김광진 전 비서관)이 청년비서관 업무 세팅을 이미 마친 상황에서 박 비서관이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특별한 업무 성과를 보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어.

-하지만 박 비서관과 함께 일했던 민주당 사람들은 호평을 하기도 했어. 박 비서관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정치권에 들어왔고, 일도 깔끔하게 잘해낸다는 말이 나와. 자격논란은 결국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아. 박 비서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

-박 비서관이 이런 비판을 감내하고 논란을 잘 돌파해줬으면 좋겠어. 사석에서 만났을 때 대학 시험 걱정하던 천진난만한 그의 웃음이 문득 떠오르네.

지난 24일 1년 3개월만에 국민의힘 복당이 결정된 홍준표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홍준표 '복당' 놓고 그렇게 시끄럽더니…

-홍 의원이 결국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했지?

-총선 후 1년 3개월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했어. 지난 총선 이후 꾸준히 복당을 원해왔던 홍 의원은 "맏아들이 돌아왔다"며 귀환을 알렸지.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홍 의원 복당을 결정했다고 해. 당내 반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야권 통합을 위한 당연한 절차로 보는 시각이 많아.

-김 전 위원장 시절과 달리 물 흐르듯 복당이 이뤄진 것 같은데?

-맞아. 복당 문제를 놓고 그렇게 엄청 시끄러웠던 게 사실이야. 이런 과정을 아는 취재진들 사이에선 당내 반대 기류가 드러났던 지난 보선 정국 때와 달리 홍 의원의 복당이 의외로 조용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있어. 이 대표가 선출된 이후 당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과정에서 홍 의원 복당도 자연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이 아닌가 해.

-홍 의원의 복당은 조용히 이뤄졌지만,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집안이 잘되려면 맏아들이 튼튼해야 하는데 말썽을 많이 부렸지 않나"라고 했어. 과거 홍 의원이 거친 언사를 지적했다고 볼 수 있지. 그는 또 "들어오셔서 제발 이런 걱정을 좀 안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어제 홍 의원 복당안을 승인하는 의안을 의결하기 직전에 이 대표가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고 한마디 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어.

-하태경 의원도 홍 의원의 복당을 우려했어. 그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은 당에 큰 플러스가 되지만, 홍 의원의 복당은 당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동안 당내에는 홍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그 이유로 윤 전 총장 입당을 비롯해 야권통합에 홍 의원이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

-홍 의원은 복당과 함께 윤 전 총장을 견제하는 모습이네.

-홍 의원은 복당과 동시에 야권의 대선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을 향해 'X파일' 검증을 요구했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당장 "육하원칙의 내용을 갖고 또 검증을 요구하는 사람이 정확하게 나서서 요구하는 게 검증"이라며 "그런데 이런 문서를 가지고 돌리면서 검증을 요구하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했지.

-하지만 홍 의원이 누가 말린다고 물러서는 스타일이 아니야. 그는 25일 "요즘 국민들은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할 때 신상품을 주로 찾는다. 신상품을 찾아 배송이 되면 집에서 훑어보고 직접 보고 흠집이 있으면 반품을 하지 않느냐"며 윤 전 총장을 에둘러 비판했어.

-윤 전 총장 'X파일' 논란에 대해선 "검찰총장이란 자리는 법의 상징이다. 다른 정치인이 그렇게 했다면 그럴 수 있겠거니 할 수 있지만, 법의 상징에 있던 분이 등판도 하기 전에 20여 가지 의혹에 휩싸였을 때 그 의혹 자체만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견제했어.

-홍 의원의 복당이 야권 통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데 국민의힘 의원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그런데 복당하자마자 윤 전 총장을 향해 거친 비판을 하는 것을 보니, 왜 그동안 그렇게 우려했는지 알 것 같아. 앞으로 그의 거친 발언들이 또 화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cuba20@tf.co.kr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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