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위주 기울어진 운동장…'0선' 이준석 가능성 얼마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준석·나경원·주호영·조경태·홍문표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하면서 향후 영남 표심을 누가 더 많이 차지할지 관심이 몰린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위 5인을 최종 본선 진출자로 발표했다. 선관위는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원 50%, 여론 50% 비율로 결정된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51%, 당원조사에서 31% 지지를 확보했다.
이어 일반조사에서 △나 후보 26% △주 후보 9% △홍 후보 5% △조 후보 3%로 조사됐다. 당원 조사에선 △나 후보 32% △주 후보 20% △조 후보 6% △홍 후보 5% 순으로 집계됐다.
오는 6월 11일 치러지는 본경선에선 당원 70%, 여론 30%의 비율로 당 대표가 결정된다. 당심 확보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 당심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들도 이를 의식해 상당수 영남 지역을 찾아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관위의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 32만8889명 중 영남권 선거인단은 16만8628명으로 51.6%에 육박한다. 대구·경북이 9만2118명, 부산·울산·경남이 7만6510명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신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후보가 영남 당심도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영남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데다 '0선'인 이 후보는 연일 대구 지역 순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당심과 민심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은 '우리 지역 인물을 키워야 하지 않겠나'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내년 대선을 생각한다고 하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나'란 의견도 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제 다섯 분 후보가 결정됐으니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저도 지역민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다. 이제 서서히 분위기가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은 당원들이 최근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가늠자라고 입을 모은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가장 핵심은 당원들이 민심에 맞설 건지, 아니면 민심을 따라가려고 할 건지 선택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영남이 텃밭이니 역시 그쪽 민심이 중요하다"며 "살펴보니 여론조사도 중진들이 유리하게끔 구도를 짜놨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여론조사) 연령대 반영 비율을 보니 40대 이하가 17%, 50대가 30%가량, 나머지가 60대 이상이었다. 호남은 2%만 반영하기로 했다"며 "이건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선관위가) 보정할 생각도 없으니 중진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말했다.
이어 "변수는 당원들이 정말 대오각성해서 '야 요즘 민심을 보니 이 후보가 우세하다. 획기적인 변화를 바라는가 보다' 생각하고 '우리도 한 번 변해보자'고 해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는 한은 중진 가운데 누구 한 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략 투표를 잘 하는 편이다. 이 쪽은 워낙 기득권 투표나 계파 이익에 따른 투표를 한다. 관성대로 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