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회담 성과·국내 현안' 인식차 드러낸 '文대통령-5당 대표 회동'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일부 야당 대표는 회담 성과와 국내 현안에 대해 당·청과 뚜렷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野 3당 대표, '한미정상회담 아쉬운 대목-文정부 정책 비판' 집중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났다.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야 3당(국민의힘·국민의당·정의당) 대표들은 회담 성과와 국내 현안에 대해 당·청과 뚜렷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2분까지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해 진행된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한미 동맹 강화 △한미 경제와 기술, 보건과 백신, 기후변화 대응 등 전 분야 협력 확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공감대 형성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및 미국의 55만 한국군 백신 지원 등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며, 회담의 성과를 잘 살려 나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1년 3개월 만에 문 대통령과 대면한 야 3당 대표들은 문재인 정부 정책 비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서도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5당 대표 중 첫 모두발언을 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문 대통령이 말씀하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며 "대통령님 뵙기가 그렇게 쉽지 않아서, 좋은 말씀은 아마 여당 측에서 나중에 하실 것으로 보고, 시간 관계상 덕담은 따로 드리기로 하고 야당 대표로서 몇 가지 국민을 대신해서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어 "국민들은 저희를 만날 때마다 늘 '우리는 언제 마스크를 완전히 벗을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55만 군 장병의 백신을 확보한 것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백신 스와프와 같은 것을 통해 우리 백신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우리 기업이 백신을 (위탁) 생산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백신 가뭄을 해결할 실질적 물량 확보가 된 것이 아니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국민들은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나는 언제 무슨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선택할 수는 있는 것인지, 언제 마스크 완전히 벗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 계획표를 확실하게 보여 달라고 하는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참석해 사전 환담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또한 김 권한대행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코로나 손실 보상 소급 적용 요구에 대한 문 대통령 결단 △세금에 의존하는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경제 정책의 전면적인 대전환 필요성 △잘못된 부동산 정책 수정 △가상화폐와 관련한 정부의 조속한 대책 △탈원전 정책 중단 △대북전단금지법 폐지 및 북한 인권대사 조속한 임명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 반복적으로 추천한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 등을 요청했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협력 의지 표명 대신 당 차원에서 준비한 여러 제안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여 대표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취소나 연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범정부 차원의 중대재해근절TF 설치 △코로나 손실 보상법 소급 적용 결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최저임금 1만 원에 의지 재표명 등을 요구했다.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 노고가 크셨지만, 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긍정적인 부분으로 '한미 동맹 복원', '한미 협력 분야 확대',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세 가지를 꼽았다.

이어 안 대표는 아쉬운 대목으로 '백신 확보 및 메신저 RNA 기술 이전 불발'을 언급하면서 △북핵 및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한·미·일 협력 강화 및 중국과의 관계 설정 방안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참여 문제 △메신저 RNA 백신 기술 이전 문제 △국내 원전 사업 재개 문제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변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청와대 제공

범여권 인사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룬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도 아쉬웠던 부분으로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에 대해 미국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을 꼽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전작권 전환은 참여정부 때부터 쭉 얘기되어 왔던 전략적 유연성의 문제이며, 주한미군 활용의 문제"라며 "전작권 전환 문제가 해결되어야지만, 지금의 한미연합사령부로 대표되는 연합 지휘 체계가 새로운 발전의 모습을 가질 텐데, 그런 점과 관련해서 어떤 성과가 있는지 설명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훌륭한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신 문 대통령께 감사를 드린다"며 국회 차원의 초당적 후속 조치 방안들을 설명했다. 다만 송 대표도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선 "최 대표도 지적했지만, 여전히 '조건부'로 되어 있다"라며 "문 대통령님 공약이 연내 회수였는데, 이게 안 됐으면 이것을 조건부를 기한부라도 바꾸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 조건이 언제 달성될지 하세월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범여권 대표들의 전작권 전환 문제제기에 대해 "한미 공동 성명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고 되어 있고, 문 대통령은 우리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비공개 오찬 중 이어진 야당 대표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면서 진지한 대화가 이뤄졌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기현 권한대행은 이날 회동이 종료된 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박성민 의원 주최 부동산 공시가격 정책세미나'에서 "백신, 집값 문제 해결 등을 문 대통령에게 말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야당과의 추가 대화를 예고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언급하면서 "오늘 만나보니 소통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라며 "여야정의 만남을 정례화할 것을 제안하고, 여야정 상설 협의체가 실현된다면 국민들도 정치를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nse83@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