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합당 윤곽 드러나…김종인, 상임고문 뜻 확인할 것"
[더팩트|문혜현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28일 '당대표에 출마하느냐'는 물음에 "(임기가) 끝나고 나면 주위와 상의하고 의견을 들어서 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0일 원내대표 선거가 있고 원내대표 임무 수행 중 딴 생각 안 하겠다고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기 마지막 회견에서 "지난해 총선 직후 당의 위기상황에서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아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지난 1년 사상 유례없는 거대여당의 폭주, 비상식에 맞서 중과부적의 싸움을 수행하면서 국민과 언론의 지지가 더 없이 소중하다는 점을 새삼 절감하는 한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당이 큰 분란, 내부 갈등없이 잘 굴러 왔다고 자평한다. 동료 의원 여러분들이 협력해주신 덕분이다. 내년 3월 대선까지 당의 단합, 합심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당이 마음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단합해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를 해야 한다. 건강한 토론은 필요하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주 대표 권한대행은 코로나19 손실보상제, 원구성 협상 등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희는 1호 법안으로 코로나19 극복 손실보상제를 냈고 정부가 그것을 받아들였으면 좋았을텐데, 손실보상제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재난지원금을 일괄적으로 (지급)했다"며 "민주당은 4월 국회 마지막 주에 가장 중요한 손실보상제부터 집중 논의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쟁점 법안을 끼워 넣어 적극적인 손실보상법 처리 의사가 없는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월 국회가 아직 2,3일 남았지만 오늘이라도 최선을 다해 다시 그 문제부터 집중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1년 동안 한 선택·결정 중 안타깝거나 후회되는 것'에 대한 물음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다 있다. 원구성 협상할 때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후회라는 표현은 맞지 않지만 그랬다면 국회 운영이 지금과는 달랐을까 하는 이런 생각은 해본다"고 말했다.
'가장 잘한 일'에 대해 주 대표 권한대행은 '미래한국당과 통합'을 꼽았다. 그는 "아주 잘된 일"이라며 "만약 통합되지 않고 교섭단체로 남아 있었다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회고했다.
이어 "지도체제 문제가 현안이 되었을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셔 비대위를 이끌었던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이 '다른 당 후보를 지원했다'며 비판한 것에 대해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안맞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면서도 "(김 전 위원장이) 마치고 나서 저를 비판했더라. 나는 억울하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의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는 것이 저의 업적이 되기도 하는데 제가 왜 그걸 하지 않겠나. 여론조사로 결정됐기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판하지 말란 요구는 의원·당원으로부터 많이 받았다. 그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론조사 방법과 관련해 오 후보가 제게 '이렇게 합의했으니 받아들여 달라'한 부탁을 말한 적이 있다. 그 부분을 오해할 수 있다. 그거 말고는 제가 (안 대표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당과 합당과 관련해 "윤곽이 거의 다 드러났다 보여지는데 안 드러났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27일) 국민의당 최고위에서 합당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고 제게 연락이 와서 만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을 못 잡아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빠르면 오늘, 늦으면 내일 중으론 만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고 했다.
주 대표 권한대행은 "그 과정에서 합당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수들을 점검해봤다. 지분, 재산관계, 직원고용 3대 문제도 별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정당법상 합당 방법이 신설 합당, 흡수 합당이 있다. 신설은 당명, 로고, 정강정책을 바꾸는 건데 어떻게 할 건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방식을 고집한다면 우리 당이 전당대회를 마치고 나서 새 지도부가 구성돼 논의해야 할 테다"라고 말했다.
또 "흡수 합당은 어느 한쪽 당명을 그대로 유지하면 빠르면 3일 안에도 할 수 있다. 그 3일은 전국위원회에서 하게 되는데, 그런 방식을 받아들이면 바로 할 수 있는 거다. 그렇지 않고 당명을 바꾸자고 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와 만나 어디까지 논의할 건가'란 물음엔 "논의라는 게 국민의당이 어떤 생각을 가지나 확인만 하는 거다. 저는 확인해 우리 당에 보고하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될 가능성에 대해 주 대표 권한대행은 "마친 분에게 상임고문으로 모시자고 하지 않는 것도 결례 아닌가"라며 "상임고문으로 모시는 절차는 비대위, 최고위 의결사안인데 그것을 의결로 볼 수 있나 따져 봐야 한다. 제일 중요한 건 본인께서 하실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 기회가 되면 그 뜻을 확인해보고 뜻에 따라서 하는 절차가 남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 바로잡기 위해 비대위에 참석했다고 말하셨다. 그 연장선상에서 나라 잘 되게 하는 일, 집권여당을 막는 일에 힘을 합칠 거라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