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권 재창출 역할론 부상…대선 국면 역할 주목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른 귀국이며, 여당의 선거 패배 직후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지난 1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객원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해오다 석 달 만에 귀국했다. 지난해 말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개편을 앞두고 노영민 당시 비서실장 후임설이 돌았으나 돌연 미국으로 향했다. 현 정권과 거리를 둔 셈이다.
양 전 원장은 CSIS에서 개인 연구에 몰두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월 CSIS 측은 <더팩트>와 인터뷰([단독] 양정철, 美 출국…지난주 CSIS 햄리 소장 만났다)에서 "우리는 양정철이 여기(미국) 있는 동안 CSIS와 제휴를 제안한 것 외에는 그의 계획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CSIS 측은 또한 "양정철은 개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CSIS 프로젝트를 맡거나 CSIS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아울러 "양정철은 여기에 있는 동안 CSIS 학자, 정책 전문가들과 한반도 발전에 대한 그의 관점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미국으로 떠났을 당시 돌아오는 시점은 이르면 가을로 점쳐졌다. 양 전 원장은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되는 9월쯤 귀국 전망과 달리 이르게 돌아왔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4·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비상등이 켜지자 조기 귀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5·2 전당대회 이후 사실상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여당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치권에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해온 그는 21대 총선에서 여당의 '대승'을 이끌었다. 총선 직후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고 한다"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총선을 1년 앞둔 2019년 5월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약 1년 만이었다.
양 전 원장은 201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광흥창팀'의 핵심 멤버였다. 19대 대선 직후 "잊힐 권리를 달라"며 야인으로 돌아갔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는 부산시장 출마 요구를 받았지만, 오거돈 후보 당선을 위한 '원팀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하며 전략가 면모를 보였다. 그해 9월 중국 베이징으로 유학을 떠났다.
양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양 전 원장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일할 때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 2009년 노무현재단에서 문 대통령은 재단 이사장으로, 양 전 원장은 사무처장으로 함께했다.
하지만 손혜원 전 의원은 지난 1월 문 대통령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양 전 원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대선 후인) 2017년 5월 양정철과의 연을 끊었다. 문 대통령이 완전히 쳐낸 사람이라 속으면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은 (대선) 뒤로 한 번도 양 전 원장을 곁에 두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