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원총회서 결정…권성동 vs 김기현 구도 주목
[더팩트|문혜현 기자] 국민의힘이 다음 달 말 새 원내사령탑 선거를 앞두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석으로 치러질 전당대회 직전에 열려 당내 중진 의원들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원내대표는 신임 당대표와 함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된다. 차기 원내대표에는 4선 권성동·김기현 의원과 3선 김태흠·유의동 의원이 출마 의지를 밝히고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후보자와 정책위의장이 함께 선거를 치러왔다. 이른바 '러닝메이트제'로 정책위의장 후보가 함께 표밭갈이를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러닝메이트는 재선의 추경호(권성동)·성일종(김기현)의원이다. 다만 성 의원 측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다"면서도 "아직 최종결심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추 의원 측에서도 "아직 서로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당에선 러닝메이트제로 할지 임명제로 할지 말지도 정하지 않았다"며 "16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한 의원은 "(정책위의장은) 정책을 잘 아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며 "난 원래 러닝메이트제를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통화에서 "(러닝메이트제로 할 경우) 정책을 제대로 아는 사람을 선택할 수가 없다"며 "지역 안배를 따지고, 선수를 따져서 묶다 보면 그렇다. 저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염두에 둔 분은 있지만, 아직 승낙받지 못했다"며 "이제 원내대표 선거 시작이지 않나. 지금부터 벌써 정했다는 건 4·7 보궐선거 전부터 준비했다는 건데, 선거 끝나고 나서나 원내대표 선거 체제로 가야 한다. '곶감만 탐한다'고 오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결정하는 바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전에 의원들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을 땐 지명제로 가는 것에 대한 찬성 의견이 높았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장일단이 있다. 저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 변경되는지 여부를 보고 (러닝메이트 관련) 이야기를 드리는 게 맞다"고 밝혔다.
추 의원과 성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정책 전문가·전략가로 꼽힌다. 추 의원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 초기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출마해 당선됐다. 친박계로 알려졌지만 계파와 무관하게 경제정책과 금융정책을 모두 섭렵한 전문가로 불린다.
성 의원은 기업인 출신으로 김종인 비대위의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2016년 현역이었던 김제식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받고 충남 서산·태안에 출마했다. 2020년엔 '서산시민·태안군민 비서실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당내에선 유력 주자인 권 의원과 김 의원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권 의원은 중도·해결사 이미지로 표심을 모으고 있다. 울산 출신인 김기현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젊은 3선'으로 당내 개혁·소신파로 분류된다. 김태흠 의원은 충남 보령·서천 출신으로 강력한 대여투쟁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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