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 "왜? 왜? 왜?"...4·7선거 막판, '돌출 악재' 속타는 '선거 캠프'

박영선 (왼쪽)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 유세에서 잇따른 돌발변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030 아젠다를 선점하는 등 과거 보수진영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2일 상반된 선거전을 펼치는 두 후보의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2030은 왜 민주당에 등돌렸을까…보선 이후 정계개편은?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4.7 재보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박 후보와 민주당의 마음은 급하기만 한데, 곳곳에서 돌발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후보 자신은 물론 선거를 돕는 민주당 의원들까지. 선거를 취재하는 취재진 사이에서도 박 후보와 민주당의 우왕좌왕이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 후보와 국민의힘이 아젠다를 선점한 효과도 분명해 보인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내리 4승을 이어온 민주당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박 후보와 민주당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엎친 데 덮친 민주당…X맨은 누구?

-먼저, 박영선·오세훈 후보의 유세 차이점이 뭘까?

-오세훈 유세는 알파벳 모양으로 진행되고 있어. 유세 동선 콘셉트가 있더라고. 그래도 제일 눈에 띄는 건 청년들 지지 연설이 아닐까?

-두 후보의 유세 차이점이라면 디테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야. 오 후보 쪽은 정리가 됐다면 박 후보 쪽은 정리가 안 된 것 같아. 특히 청년 유세의 경우 박 후보는 벌써 세 번이나 문제를 드러냈잖아. 오 후보 쪽은 공개 모집을 했어. 어느 정도 객관성이 담보됐지. 박 후보 쪽도 오 후보가 하니까 급하게 청년을 내세웠는데 민주당 전 당직자거나 미성년자였던 게 들통났잖아. 준비 없이 따라가다 보니 주변 인물을 내세웠다 들통난 게 아닐까 싶어.

-박 캠프 방에서 매일 올라오는 일정 공지만 봐도 그래. 오 후보 캠프는 깔끔하게 정리해서 PDF파일로 올리는데 박 후보 측은 보기에도 깔끔하지 못하게 올려. 선거 처음 치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마추어 같은지 모르겠어.

-그래서 현장에서 섭외했더니 이번엔 투표권이 없는 학생이 나오고… 우왕좌왕이 심한 것 같아.(웃음) 말 그대로 허겁지겁 같아.

-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오전에도 문제가 있었어. 박 후보의 사전투표를 취재했던 기자들이 뭐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아마도 조직이 많다 보니 중구난방 된 것 같아. 구심점이 없다고 할까.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은 보좌진도 동원해서 피켓 시위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라.

-민주당도 당에서 서울, 부산 외 지역 의원들도 각 구 배정해서 선거운동 돕게 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한 의원 말로는 시의원 많으니까 안 와도 된다 그랬대. 물론 사전투표 때는 집중 유세하겠지만. 사람이 많은 것도 문제인 것 같아.

고민정(가운데) 민주당 의원의 박영선 후보를 돕기 위한 선거 유세가 오히려 부정 여론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고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박 후보가 상당히 열세인 것은 분명한 듯. 나름 열심히 하는데 오히려 X맨이 많은 것 같은데. 또 사실상 지도부가 공백이다 보니…

-박 후보를 돕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도 열심히 하는 것은 인정해줘야지. 그런데 자꾸 X맨이라는 지적이 나오잖아. X맨이 누구? 이건 이구동성으로 말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고민정 의원이 아닐까."

-그렇지. 1일에도 고 의원은 "10년 전으로 돌아가라, 모든 걸 다 포기하라, 그 말은 거둬달라" 이런 유세를 했다고 하더라고. 문제는 피해호소인 논란으로 캠프 대변인에서 물러난 뒤 페이스북에도 여러 사진과 글로 박 후보를 돕고 있는 모습이던데, 그게 박 후보에게는 득보다 실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 같아. 기자들 사이에선 고 의원 본인이 후보인 것 같다고 말야.

-정리해 보면 박원순 전 시장을 공개 옹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민석·우상호 의원 등등. 고 의원의 감성 정치, 눈치 파악 못 하는 민주유공자법 설훈 의원, 갑툭튀 논란 박주민·조응천 의원 등이겠네. 박 후보 입장에선 정말 짜증 날 수도 있겠다 싶은데.

-혹시 X맨 관련 박 후보 캠프나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말은 없어?

-듣기로는 박 후보 측근도 고 의원한테 '제발 가만히 있으라'고 문자까지 했는데 고 의원이 다음날 SNS에 '가만히 있으란 말만 하지 마십쇼'라고 해서 분노했다고.(웃음) 민주당 한 의원도 임 전 실장의 박원순 두둔 발언에 대해 '상식의 문제'라며 답답해 하더라고.

-그렇지 않아도 열세라 고민 많은 후보 측까지 나서서 만류할 정도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는 거네. 고 의원이 멈추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네.

-선거는 바람과 흐름을 타야 한다는데 민주당은 어수선할 수밖에 없을 듯해. 부동산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런 와중에 개인 플레이를 하는듯한 모습으로 비치는 의원들이 있다는 시각이 있던데.

-민주당의 현실이 좋을 리 없어 보여. 실제 지난 1일 저녁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서울 상암동 DMC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는데 대다수 시민은 퇴근길을 재촉하기만 하더라. 선거에 대한 무관심인지, 민주당에 대한 불만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민주당으로서는 좋을 게 없어 보였어.

2일 여의도역에서 사전투표 독려 및 박영선 후보 지지 연설을 하는 김태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이새롬 기자

◆민주당, 부동산 민심 우려 '급사과'…성향 따라 딴 목소리?

-부동산으로 넘어가자면 기자들도 민주당이 뭐 하고 있나 하는 분위기야. 당 지도부 내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거든. 민주당에서는 지도부가 '부동산' 잘못을 인정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어. 이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저희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되 지금의 아픔을 전화위복으로 만들려는 저희의 혁신노력마저 버리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거든. 그러면서 모든 공직자 재산등록,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부동산거래분석원 신설, 부동산 불로소득자 개발-보유-처분 단계별 이익 환수 등도 강조했어.

-다음날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고개 숙였지. 반성문을 평가할 때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자가진단이 분명해야 하는데, 지도부 판단이 미묘하게 달라 보여. 이 위원장은 "국민 분노가 LH사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집값 급등으로 인한 내 집 마련 포기세태, 은행 대출난 등을 언급했어. 사실상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한 거였지. 그래서 대책도 주거를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처음 집 장만하는 사람 금융규제 대폭 완화, 처기에 따른 맞춤형 지원 대폭 확대, 주택청약 우대, 청년 및 신혼세대 안심대출로 집 마련하라고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 추진, 청년 월세 지원, 1인 가구용 소형주택 공급 확대 등을 제시했어.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도 꺼냈어.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9일 "장기 무주택자,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등 서민 실수요자에 대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조금 풀어주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기준과 주택가격 등을 더 상향할 예정"이라고 말야. 공시지가와 관련해서도 박영선 후보가 '인상률 조정'을 제안하자 "당에서 적극적으로 어떻게 조정하는 게 합리적인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하더라.

-반면 김 직무대행은 "LH 사태를 계기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생활 적폐의 구조적 뿌리에는 개혁이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며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 청년세대의 막막한 현실과 치열한 고민을 경청하고 함께 해답을 찾는데 부족했다"고 했어. 부동산 적폐 개혁이 미흡했다는 데 중점을 두는 듯하더라고.

-그는 "부동산 정책 중에서 보완할 것은 신속하게 보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2.4 공급대책 관련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하는 등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함의가 담긴 것으로 보여. 그의 간절한 호소에도 이 같은 속내가 담겼더라. 김 직무대행은 "지난 4년간 요동치던 집값이 이제 겨우 안정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이 책임지고 부동산 안정과 주택공급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한 거지. 도대체 정책기조를 바꾼다는 건지 안 바꾼다는 건지 모르겠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 민주당에서 샤이진보의 투표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샤이진보를 꺼낸 진성준(사진) 의원을 향한 뒷말이 나온다. /더팩트 DB

-난 그 문제에서도 과거 정권 심판과 촛불을 언급하는 게 문제 있어 보여. 현 정부 4년 차에 책임있는 정부여당의 '적폐청산'이 국민들에게 와 닿을지 의문이야.

-그동안 선거를 보면 지도부가 고개 숙이고 읍소해서 이긴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민주당도 이번 선거는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한 게 아닌가 싶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샤이 진보'라는 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 같아. 샤이 보수는 들어봤어도 샤이 진보는 처음이야. 보수층은 최근 5년 동안 선거에서 완패했는데 그때마다 샤이 보수를 이야기했어. 그런데 상황이 바뀌자 민주당에서 샤이 진보를 이야기해. 진보가 언제부터 샤이했는지를 모르겠네.

-패자의 전형적인 길을 민주당이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샤이 진보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뭐라고 하던데. 진성준 의원 이상하다고. 뭔가 안 좋은 전조 증상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읍소 전략, 샤이 진보, 통제 안 되는 모습 등등. 자체 여론조사 발언도.

-읍소 전략은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듯해. 과연 대국민 사과가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야.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임대차 3법 통과 전 임대료 인상은 내로남불 논란을 불러왔다. /배정한·이선화 기자

◆임차인인 듯 임대인이었던 그들만의 임대차 3법

-자연스럽게 부동산 문제로 넘어가 볼까? LH 사태 이후에도 권력자들의 내로남불이 계속됐지?

-위선. 맞는 말인 듯. 특히 문제가 된 두(김 전 실장, 박 의원) 사람의 과거 행적이 국민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어. 서민인 척 거지인 척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난 김 전 실장이 청담동에 집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웃음)

-박 의원 옹호 댓글 보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20% 넘게 올렸는데 왜 박 의원한테만 뭐라고 하나'라고 하는데, 국민이 화가 난 건 그게 아니지. 그런 인식이 아쉽다. 그래도 박 의원 사과는 잘했다고 생각해.

-사실 청와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관보에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내역을 분석할 때 김 전 실장이 설마 문제가 있겠어 하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대. 그래서 매일경제에서 나온 기사를 보고 '와~ 김상조도 이랬나' 하고 놀란 기자들이 적지 않아.

-김 전 실장이 재별 저격수 참여연대 활동하면서 기업 강연 때 현금으로 돈을 받았다는 카더라도 있어. 청담동에 어떻게 집이 있을 수 있는지?(웃음)

-난 김 전 실장이 이랬다는 건 청와대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문 대통령 레임덕이 이미 깊숙하게 진행됐다고 봐. 김 전 실장이 청와대를 빨리 떠나고 싶어 했다고 볼 수밖에 없어. 김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순장조로 남지 않겠다는 것을 대놓고 드러낸 게 아닌가 생각해. 들통날 게 뻔한데도 올렸다는 게 증거 아닐까 싶어.

-김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31일 전월세상한제(5% 인상 제한법) 시행 이틀 전 자신이 보유한 강남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무려 14.1%나 인상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하루 만에 사퇴했어. 먼저 강력한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는 했는데, 사실상의 '경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야. 사퇴가 발표된 날 오후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반부패정책협의회가 있었는데, 이 자리는 LH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종합해 정리하는 중요한 자리였어.

-이를 앞두고 부동산 논란이 불거지자 김 전 실장이 먼저 '제가 정책 책임자로 협의회에 참석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강력한 사의를 표명했었다고.

-박 의원도 본인이 월세 산다는 것만 강조했지 본인이 임대인이라는 점은 이야기한 걸 들어보지 못했네.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 '거지갑'이라고 불렸을 정도니까 말이야. 본인은 너무 힘들게 사는 것처럼...(겉모습도). 그런데 알고 보니 임대인이었어. 국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인상했다, 안 했다' 가 아니라고 봐. 본인들은 그렇게 인상해놓고 국민은 5%로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잖아. 이 지점에서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낀 거지.

-앞서 여권 지도부에서 나온 부동산 정책 관련 기조가 모호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청와대에서 정리했어. 이호승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1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 때문에 국민들께서 많이 실망하시고, 또 어려운 점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한국적인 현상만은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유동성이 풀리고, 그로 인해서 자산 가격이 실물과 괴리되면서 높아지는 그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정책 실패를 우회적으로 부인하더라고.

일각에선 이미 민주당은 보선 이후 당권경쟁을 생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31일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고개 숙인 민주당 vs 올바른 방향이라는 청와대

-선거 때문이겠지만,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 지적하며 개선하겠다며 고개 숙였잖아. 그런데 청와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했어. 고스란히 피해는 박 후보 몫이 되는 것 같아.

-2월부터는 주택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지금은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 정책사령탑의 판단이야. 이것도 레임덕의 전조로 봐야 할 것 같아.(웃음) 청와대는 부동산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개혁의 과정에서 약간의 진통이 있다. 하지만 방향성이 옳기 때문에 지금은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야.

-이 위원장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잘못을 시인했는데 김 직무대행은 '부동산 적폐를 더 개혁하겠다' 이 방향이고. 민주당은 작년 총선 때도 1주택 종부세 완화법 약속했는데 선거 끝나고 뒤집었어. 그래서 이번엔 국민들이 두 번은 안 속을 것 같아.

-하지만 선거를 앞둔 여당 입장에선 부동산을 고리로 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자 방향을 틀었어, 통상 레임덕이 시작되면 청와대의 장악력이 낮아지면서 각자도생하는 사람들이 권력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하는데 지금이 그런 게 아닌가 싶네. 민주당 내 목소리가 갈리는 건, 차기 리더(대통령)감이 정해지지 않아서. 아직 줄들을 못 서서 그런 것 같아. 민주당 내 이견은 확실한 대권주자가 정해질 때까지 계속될 것 같아.

-일각에선 보선 후 분당설도 나오더라고. 과거 열린우리당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또, 다들 보궐선거보다 지금 당대표, 원내대표, 대선 경선에 더 관심 있는 듯해.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여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성향이 다 달라서 분당 가능성도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진 않네. 정당의 존립 조건이 대권주자가 있느냐, 조직이 있느냐, 돈이 있느냐, 크게 보면 세 가지인데 대권주자가 갈려서.

-그럴 것 같아. 여권 내 분열 가속화,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의 대안 모색 과정에서 3지대의 등장 가능성 등 여러 길이 열려 있고, 복잡한 정계재편이 이뤄질 듯해. 각 당은 물론 윤석열 등의 3지대가 어떤식으로 개편될지.

-사전투표율이 상당히 기대가 되긴 해. 과거에는 2030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 공식이 바뀔지도 관심이야. 만약 뒤집어지면 민주당으로서는 정말 최악을 우려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 당장 대선도 있는데 말이야.

-그렇네. 민주당 당직자나 의원들 사석에서 하나같이 이제 인구성향상 완전히 자기들 편이라고 분석했거든. 4050은 자기들이고 2030도 진보라 계속 찍을 거라고. 2030이 확실히 진보 성향은 맞는데 현재는 민주당이 진보가 아닌 게 문제라고 봐.

-궁금하다. 투표 꼭 했으면 좋겠다. 둘 다 마음에 안 들면 무효표라도 찍고 오길 기대해.

-민주당은 인구성향을 잘 못 판단하는 것 같아. 4050은 집, 가정의 안정감이 필요한 시기잖아. 또, 노후도 준비해야 할 시기고. 그런데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으로 4050은 내 집 꿈이 사라지고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말았어. 그리고 2030을 진보, 보수라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과거 언어인 것 같아. 오히려 2030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잖아. 이들에게는 정치적 이분법보다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공정을 가장 큰 가치로 보는 것 같아. 그런데 지금 상황을 봐, 취업이 어느 때보다 힘들잖아. 이젠 그 낡은 정치적 이분법을 버릴 때가 된 것 같아.

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DMC 인근에서 연설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오세훈의 가벼운 입?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하면 예전처럼 큰 논란은 일으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오히려 차분하다고 할까.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국민의힘의 '막말'은 오히려 듣기 어려운 상황이야. 국민의힘의 가장 큰 리스크라는 오 후보 본인이 아닐까 싶은데. 선거캠프나 의원들이 나서서 오 후보를 상당히 잘 도와주고 있는데 오 후보 발언이 논란이 된 경우가 있거든. "폭력적인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 오 후보는 지난달 31일 관훈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가 민주당에 공격 빌미를 줬지. 그뿐만 아니야. 솔직히 보면서 웃겼는데 민주노총이 오 후보 발언에 대해 다섯 자 논평을 냈는데 바로 "욕도 아깝다"였어.(웃음)

-박 후보는 이때다 싶었는지 "10년 전에 실패한 시장에서 하나도 변화된 것이 없다"고 했고, 이 위원장은 "용산참사를 불러온 그 야만의 시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우려를 표명했어. 또,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와 빈곤사회연대는 "지금이라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지.

-박 후보나 이 위원장,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 등 시민단체 비판은 충분히 나올 만 한 내용이잖아. 그런데 오 후보 입장에서는 민주노총 논평이 가장 아프고, 기분 나쁘지 않았을까 싶은데.(웃음)

-이렇게 후보가 상대방에 공격의 빌미를 주면 도와주는 이들이 힘이 빠질 수밖에 없지. 사실 오세훈 캠프에서 이준석 뉴미디어 본부장이 온라인에서 민주당 비판에 누구보다 앞서서 방어하고 반격하는 데 정작 후보가 이렇게 사고(?)를 치니 골치가 아플 듯.

-아, 그러고보니 얼마 전 만났던 국민의힘 모 인사가 오 후보와 관련해서 했던 말이 생각나네. "내곡동 관련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사퇴하겠다고 말하는걸 보면서 진짜 한숨이 나왔다니까. 왜 그런 말을 하냐고, 왜. 선거는 작은 것에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데 후보라는 사람이 도대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입이 너무 가벼워"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 캠프 사람들도 오 후보 입단속 하느라 바쁠 것 같은데.

-김 위원장이 "유권자들의 수준이 고도로 높으니 막말 같은 건 가급적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당부했는데, 국민의힘은 오 후보의 입이 리스크인 것 같아.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보상' 의혹 관련 땅 측량 현장에서 오 후보를 봤다는 생태탕 식당 사장과 오 후보 처가 땅 경작인이 출연했어. 내용은 오 후보가 측량 후 생태탕 먹는 걸 목격했다는 것이지. 재미있는 대목은 목격자에 따르면 오 후보가 페라가모 신발을 신고 왔다는 내용이었어.

-오 후보의 내곡동 문제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잖아. 솔직히 지겹다는 느낌보다는 이게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게 물증이 없는 상황이라 오 후보도 어떻게든 이렇게 저렇게 돌려막기로 버티는 것 같아. 그런데 갑자기 막판에 결정적 증인이나 증거나 나오면 진짜 오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폭망할 듯.

-내곡동 문제는 오 후보가 키워준 게 맞지 않나. 오 후보의 내곡동 설명은 처음과 지금이 너무 달라.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말이야.

-이제 투표가 얼마 남지 않았네. 박 후보나 민주당, 오 후보와 국민의힘 모두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삐를 바짝 조일 것 같아. 또, 박 후보가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해 얼마나 선전할지도 궁금해. 정치는 생물이라고들 하잖아. 오는 7일 어떤 후보가 민심을 등에 엎고, 승리를 거머쥘지 정말 기대되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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