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거짓말 콤플렉스" vs 오세훈 "거짓말 프레임"

30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사진취재단

朴 vs 吳, '내곡동 땅' 놓고 거친 진실 공방

[더팩트|문혜현 기자] "흥분하는 것 같은데 참으시라. 그리고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다."-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7 재보궐선거를 8일 앞둔 30일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선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둘러싼 뜨거운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연신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며 대부분 시간을 사용했다. 이에 오 후보는 "참으로 정정당당하지 않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토론회 초반부터 내곡동 의혹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내곡동 땅 문제, 이건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거짓말하고 논점을 흐리는 불공정한 공익 인식 자체가 문제다. 시장은 정직과 공정이 요구되는 책임이 매우 무거운 자리다. 거짓으로 미래세대에 물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송파구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자고나면 거짓말이 하나씩 발견된다"며 오 후보의 입장을 요구했다. 오 후보는 "결국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했는데 그 과정이 복잡하다"며 당초 반대했지만 보금자리 주택 지구로 묶이면서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동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내곡동 땅의 위치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와 그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관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내놨다. 그는 지도를 들고 "보면 볼수록 이상하다. 결국 MB 패밀리와 MB 황태자의 땅들이 붙어있는 곳이 그린벨트가 해제됐다. 송파는 반대하고 갑자기 이곳으로 바뀐다"고 지적했다.

또 토지 보상금 이외에 단독주택용지를 특별 공급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오 후보에게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오 후보는 "협의 택지에 대해선 오해가 크다"며 8분의 2 지분을 가진 작은 처남이 구입했다 비슷한 가격에 되팔았다는 기존 해명을 반복했다.

박 후보는 연신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오 후보는 끝까지 거짓말하고 있고, 거짓이 거짓을 낳으면서 하나씩 세상에 밝혀지고 있다"며 "이렇게 거짓말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뽑았을 때 우리 후세에게 뭘 가르치겠나"라고 힐난했다.

오 후보는 당시 보금자리 주택지 제안 서류를 들어 보이며 "이게 국장 전결서류고, 여기에도 서울시장 직인은 찍혀 있다. 이 사건 본질은 상속받은 땅이고, 시가의 85%를 보상받은 강제 수용 땅이라는 게 본질"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마치 별도의 땅을 받아서 '오 후보 처가 쪽에 7억의 추가 이익이 생겼다'고 말한 것은 명백하게 거짓말 한 거다"라며 "마치 형제 중 누군가 돈을 벌기 위해 특혜 받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모함도 보통 지독한 모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가 "계속해서 (박 후보가) 거짓말하면 지켜보는 분들이 속으로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며 "이건 분명히 선거 끝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거고, 수사기관에서 문제제기한 분들이 다 수사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건 협박이다. 수사 운운은 협박"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선 이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를 결정하지 않았다. 이건 이명박 정부 시절 이곳으로 다시 지정하는 것을 서울시가 요청해 송파에 하려던 걸 이쪽(내곡동)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와 오 후보는 거짓말을 키워드로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두 후보의 공방이 절정에 치달으면서 오 후보가 "그만하라"고 하자 박 후보는 "거짓말 콤플렉스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고 반박하면서 토론회장엔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코이카 봉사활동을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위에서 특혜라고 판정난 거다. 자문단 선발에 문제 있었고 나머지 오 후보가 합격되고 다른 사람 자리를 뺏은 거다. 청년에겐 그건 스펙이었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오 후보는 "서글프다. 개발도상국에 봉사하러 떠났고, 정상적 경쟁을 거쳐 영어 면접과 건강검진을 통과해야 갈 수 있다. 청년과 케이스가 다르다. 중장기 자문단이라고 해서 본인 직업과 노하우를 가지고 개도국에 가서 돕는 것"이라며 "그걸 청년 자리를 뺏은 거라고 하면 자질 미달의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 장면이 있다. 어떻게 입만 열면 전부 내곡동으로 가고 제가 봉사하러 떠난 프로그램까지 들먹이며 모함한다"며 "지금까지 지켜봤겠지만 제가 박 후보에 대해 단 한마디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이야기했나. 시중엔 '도쿄 영선'이란 이야기 나오고, 부동산 투기 이야기가 나온다. 제가 단 한 번도, 우리 당에서도 거의 이것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박 후보는 거의 질문의 절반을 상대 후보 공격하는데 쓰고 있다"며 "이 시간 이후 토론이 또 있을 텐데 그땐 제대로 된 토론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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