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 악화에 국회의원 전수조사 맞불 카드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과 가족들의 땅 매입을 둘러싼 의혹 제기도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맞불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공공기관 임직원에서 고위공직자, 국회의원까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우리 사회의 공정질서를 다시 확립해야 한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한 점 의혹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아랫물을 청소하려면 윗물부터 정화해야 한다. 성역 없는 조사와 예외 없는 처벌만이 공직자 투기를 방지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소유 거래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의 공정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정부 조사와 별개로 소속 의원 및 보좌진 당직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야당도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와 사회 공정질서 확립을 위해 국회의원 전수조사에 적극적으로 호응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 제안은 양이원영, 양향자, 김경만 의원 등 여당 의원과 가족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도 제기되면서 위기에 봉착한 여당이 반격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동시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특혜 의혹과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의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등도 쟁점화하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부동산 투기 블랙홀에 빠진 모양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예정된 LH 투기 의혹 관련 정부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선 "정부는 국민들이 한 점 의혹 없도록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진행하고 불법이 확인된 공직자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권한대행은 "민주당은 사회 공정질서 확립을 위해 공직자 투기 및 부패방지 5법(공공주택특별법, 공직자윤리법, 토지주택공사법, 이해충돌방지법, 부동산거래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처벌범위를 업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미공개 정보를 부정하게 이용한 종사자와 제3자인 외부인으로까지 확대하며, 부당이익을 최대 5배까지 환수하고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공직윤리법과 토지주택공사법 개정을 통해 철저한 사전예방시스템 확립하겠다"며 "토지개발 주택건설부서 직원들의 토지거래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부동산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겠다. LH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부동산 거래조사를 실시하고 LH 직원이 보유한 토지는 대토보상 이주대책 및 생활대책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직자 사전적 예방검열과 사후적 감시 처벌이 가능한 이해충돌방지법과 함께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 부동산 거래질서 규율체계의 사각지대 최소화하는 부동산거래법도 조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올해 13.9% 인상으로 타결된 것과 관련해 김 권한대행은 "이번 합의로 한미동맹이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방위분담금 타결을 시작으로 한미 가치동맹의 새로운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관계와 북미대화의 선순환 구축을 통해 동북아 영내 평화와 번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절된 북미대화와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한반도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서는 한국의 한반도 운전자 역할이 긴요하다. 20년 전 김대중-클린턴 파트너십처럼 문재인-바이든 파트너십이 발휘돼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며 "북한도 남북대화 재개에 적극 호응하길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