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국 대통령 '백신 1호' 맞았는데…與 "대통령이 실험대상이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대통령 먼저 백신을 맞으라는 유승민 전 의원 제안에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힐난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정 의원. /남윤호 기자

정청래 "유승민 망언…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

[더팩트|문혜현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백신을 맞으라'고 제안한 데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유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백신 주사를 먼저 맞으라는 망언을 했다"면서 "먼저 맞으면 국민들 제쳐두고 (맞았다며) 특혜라고 주장하고, 사고라도 나면 고소해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인가"라며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도 했다. 또 "국가원수의 건강과 일정은 국가기밀이고 보안사항"이라며 "초등학생 얼라보다 못한 헛소리로 칭얼대지 말라"고 힐난했다.

하지만 이미 인도네시아·미국·남아공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남아공에선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1호 접종자로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당선자 신분으로 모더나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보건부 장관과 함께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맨 처음으로 중국 시노백 백신을 맞았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65세 이상 예방 효과' 문제가 나오자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이를 접종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5세 미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정 의원은 유 전 의원이 문 대통령의 코로나 위로금 지급 구상에 대해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는가.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란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먼저 인간이 돼라"라고 거칠게 반응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을 모욕하는 건 대통령을 뽑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문 대통령의 국민위로금 정책에 대해 '매표행위', '사재 털어라'는 등 국민의힘은 망언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한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방역당국의 책임자가 백신을 먼저 맞을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 맞을 각오가 돼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주저하지 않고 맞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방접종 시행 계획에 따라 정해진 순서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권 장관은 "고위 공직자가 먼저 접종한다고 하면 공정의 문제, 즉 순서를 지키지 않는 문제 등과 연결될 수 있다"면서 국내 1호 접종자와 관련해서는 "요양병원·시설입소자 혹은 종사자 중에 한 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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