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갈등 봉합 수순…與 주도, 4차 지원금 지급 '청신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文, 민주당 방침에 호응…지원금 규모 합의 실마리 찾을 듯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4차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를 두고 갈등을 드러낸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간 대립이 진정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면서다. 향후 재난지원금 전체 지급액 규모에 대한 간극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진작을 위한 전 국민 지원도 청신호가 켜졌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만나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재정 여건을 감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당·정 간 타협을 유도한 것이다.

당정 간 갈등 국면은 꽤 길어지고 있다. 앞서 이낙연 대표가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뒤 5시간 만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지급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과정에서 '보편+선별' 병행을 주장했던 민주당은 설 연휴를 앞두고 '선별' 지급으로 선회했다.

당·정·청은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추경 규모 등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넓고 두텁게 피해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며 최소 20조 원 규모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3차 지원금(9조3000억 원) 수준인 12조 원 선을 고려하고 있다.

전날 이낙연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당정청 회의에 가기 전 언론에 '싸울 준비를 하고 간다'는 자신의 발언을 언급한 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인정했다. 강력하게 정부에 재정 확대를 요구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재부는 민주당의 '하한선'에 여전히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재정 확대에 반대해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난감한 처지가 됐다. /남윤호 기자

문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 구체적으로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 "사각지대를 줄여 달라"며 민주당의 방침에 호응했다. 또 민주당도 '감정적 이견 노출은 자제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건의했고, 문 대통령도 대체로 공감했다는 게 최 수석대변인의 전언이다. 정권 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당정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으로 보인다. 향후 당정의 추경 편성 작업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추진을 예고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도 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지원금, 국민 사기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민주당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소비진작 위로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최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이낙연 대표 등 지도부가 코로나19 진정 시 경기진작용, 소비진작용 지원 건의에 대한 전폭적인 수용의 의미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을 예고함에 따라 홍 부총리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상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4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보편 지급 등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자신의 '선(先) 맞춤형 지급 후(後) 보편 지급' 뜻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는 이를 계기로 리더십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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