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 불통" 소통 문제 지적하자 안철수 "사실 아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정치 과정에서 말바꾸기로 지적당했다. 정치인이 자신의 말과 글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금태섭 서울시장 예비후보
"오히려 제가 몸을 던져 서울시장 선거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야권이 승리하게 하면 다음 정권교체는 가능한 것 아니겠나. 쉬운 결정은 솔직히 아니었다."-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1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금태섭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3지대 단일화'를 위한 첫 토론을 개최했다. 금 예비후보는 당초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안 후보를 향해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절대 나가지 않겠다. 지금 (다른 사람들이) 서울시장 출마를 이야기하는 건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 예비후보는 "(불출마) 이유로 서울시장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건 범위가 다르다고 했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안 예비후보는 "저는 아주 오랫동안 대선을 준비해왔다. 정권이 교체돼야 나라를 바꿀 수 있지 않느냐"면서 "여러분이 저에게 와서 설득하고 말씀하기 시작한 것이 제가 아무리 대선을 준비해봤자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어떤 분들이 나오길 바랬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승산은 계속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들이 나오지만 현역 정치인들 중 야권에선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걸 포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는 정치하는 이들은 모두 다 잘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금 예비후보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과정을 거쳐 대표 후보가 되면 여당에선 안 후보가 말을 바꾼 것을 공격할 거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에 나가지 않겠나.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니까 그나마 1년도 못하는 8개월짜리 서울시장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할 수 있다"고 따졌다.
이에 안 예비후보는 "저는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 정권 교체의 디딤돌,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며 "지금 발표한 공약도 다 5년 공약이다. 이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두 예비후보는 이날 채널A 생중계로 100분간 문재인 정부 4년간 평가, 공약사항을 두고 토론했다. 또 서울시장이 될 경우 인사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비전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안 예비후보와 금 예비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와 캠프 상황실장으로 연을 맺었다. 이후 근 10년 만에 경쟁자로 재회한 이들은 3지대 단일화를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금 예비후보는 안 예비후보의 출마 과정과 소통 리더십, 10년 전 대선 출마 경험등을 집중 공세했다. 안 예비후보는 "금 후보나 저나 10년 안된 것 아니냐"면서 '새정치'를 강조했다.
◆안철수 "코로나19 방역·부동산" vs 금태섭 "무엇보다 자영업자"
이날 '당선된다면 임기 1년 동안 이것만큼은 확실히 하겠다는 게 있는가'란 물음에 안 예비후보는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그는 "큰 문제는 코로나19 방역이다. 저는 의사출신으로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고, 그게 늦었지만 중앙정부에서 하나씩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는 부동산 문제다. 우선 재개발·재건축 관련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 규제를 푸는 게 부동산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이런 많은 일자리들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민생경제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동시에 이번 시장은 인수위원회 기간 없다. 서울 미래 비전위원회를 발족해 지난 9년간의 여러 정책을 평가하겠다"고 했다.
금 예비후보는 "이번 시장 임기는 1년이다.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강하게 받은 게 소상공인·자영업자다. 저는 무엇보다도 자영업자를 지키겠다. 저는 정기적으로 임대료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데 서울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두 후보의 생각은 비슷하지만 달랐다. '최종 범야권 후보로 결정될 경우 국민의힘과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금 예비후보는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의힘 비판은 안 하겠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변화하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나 안 후보, 국민의힘 단일화가 그런 움직임"이라며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집권 세력 독주에 대한 견제다. 그러려면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 제3지대 단일화가 먼저 이뤄지면 국민의힘 측과 정교하게 협의해야 한다. 서로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 다른 부분도 있어 선거 때 중도층과 보수층이 함께 투표장을 나가게 해야 한다. 야권이 변화했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제가 선거 과정에서 나경원·조은희 예비후보를 만난 것도 협력의 움직임이었다. 선거 과정 내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통합 선대위를 만드는 게 가장 우선 아니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는 "선대위를 통해 범야권 많은 후보가 이 선거를 치를수 있게 구조 만드는 것도 중요해. 또 하나 중요한 건 당선되면 정책방향 합의가 참 중요하다. 서로가 합의된 정책을 진행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양측 지지층이 한마음으로 단일후보를 지지해줄 것 아니겠나. 이러한 선대위를 공동으로 꾸리는 일, 함께 추구할 정책을 합의하는 일, 뜻 모으는 일들 최선 다해서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태섭 "안철수, 소통 리더십 부족" vs 안철수 "3지대 가다보니"
금 예비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이번 야권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불통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며 "그런데 안 후보는 마찬가지로 소통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안 대표가) 독자 신당을 추진하다가 민주당에 입당한 과정, 2015년 탈당 과정, 2017년 바른정당과 합당 과정 등 정치 과정 내내 공식적인 직책에 있는 분들과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며 "지난 2017년 대선 때는 안 후보 캠프의 총괄 선대본부장인 3선 의원이 언론에 공개적으로 '제가 선대본부장인데 선거기간 내내 저한테 연락 한 번 안 하더라. 도대체 누구랑 소통하며 일을 처리하는지 물어도 답을 안 한다. 어디서 모여서 회의하는가 물어도 장소도 안 알려줬다'고 했다.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안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저는 절대로 혼자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 할 때, 이번 서울시장 출마 건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의사결정 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다 할 수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의사결정 과정을 언론보도보다 먼저 알아야 되는 사람들에게는 미리 전화로 하거나 만나서 소통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 중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며 "어려운 길을, 제3의 길을 걷다 보니 그런 상황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반박했다.
금 전 의원은 재차 "공식적 직책에 있는 분들이 계속 그런 이야기를 한다"며 "그 캠프에서 총괄 선대본부장을 하고 3선 의원을 한 분이 언론에 그런 얘기를 할 정도면 어떻게 소통이 되는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가) 원래 시장 출마도 안 한다고 해서 (국민의당 소속) 구의원이 탈당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결심했다고 하고 출마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제가 가는 길이 쉽고 좋은 길이 아닌 훨씬 더 어려운 길이기 때문에, 함께 합류 못한 분들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 계속 반성하고 발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를 언급하며 '저와 함께 네티즌과 얘기할 용의가 있냐'고 하자, "당연하다. 저도 클럽하우스 요청을 받아서 시간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화답하기도 했다.
◆금태섭 "안철수, 10년간 뭐했나" vs 안철수 "둘다 10년 되지 않았다"
금 예비후보는 연신 안 예비후보의 정치 행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안 후보는 10년 전에 새정치 기치를 들고 나왔다. 훌륭했고 저도 도왔다. 10년이 지났다. 어떤 성과가 있었고 정치·사회적으로 어떤 변화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지금 딱 10년 지났는데 한 단계 낮은 서울시장에 나왔다. 5년 뒤엔 대선에 나갈 거다. 2012년 대선 나온 사람이 2027년 또 대선에 나온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저는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유능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새로운 사람 도전해야 할 때 아닌가. 안 후보가 저라면 서울시장으로 내려올 게 아니라 오히려 대선에 나갔어야 하는 것 아닌가. 10년 3지대에 있었는데, 안 후보 반대하는 이들은 한 게 뭐냐고 한다. 서울시장 나가고 5년 후 대선에 또 나오면 과연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예비후보는 "사실 정치권에 정말 유능한 새로운 사람 필요하다. 특히 여러 분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공익을 위한 봉사란 마음으로 들어와 전문성을 활용해 우리나라 좋은 나라를 만들고 문제 해결하는 게 좋다는 소신 있다"며 "금 전 의원이나 저나 정치를 같은 시기에 시작한 거다.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면 저도 10년 안 됐고 금 전 의원도 10년 안 된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포기하지 않고 정치 개혁하겠다는 초심과 의지는 같다는 걸 금 후보도 알 거다. 처음 알았던 금 후보도 민주당에 있으면서 여러 활동하고 고난 받는 걸 보고 마음속으로 깊이 응원하기도 했다"며 우리나라 정치 문제점을 부정부패 정치, 패거리 정치, 군림정치라고 지적했다.
안 예비후보는 "저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세 가지 목표가 있었다. 공익 위한 봉사정치 하겠다는 것, 편가르는 정치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하는 정치, 지금 제가 가고 있는 중도 실용 정치"라며 "누굴 위해서 군림하고 행세하고 권력을 향유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돕고 자립하고 설수 있도록 하는 정치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 바로 새정치라고 불렀다. 그런데 제가 새정치라고 할 때마다 (반대 세력이) 모호하다고 하더라. 더 쉽게 말할 때마다 같은 소리 들리길래 봤더니 이게 기득권 정치 논리였던 거다. 본인들 편한 환경에서 하는 데 걸림돌이니 그걸 막고자 모호하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금 예비후보는 성소수자 문제 해결을 역설하며 안 예비후보를 향해 "퀴어퍼레이드에 같이 나갈 생각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안 예비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 퀴어 축제를 중심가가 아닌 곳에서 개최하는 점을 들어 "(퀴어 축제 참가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는 거다. 그런 분들까지 존중해야 한다. 본인이 믿고 있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 그렇지만 또 그런 것들을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자 금 예비후보는 "방금하신 말이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게 했다"며 "퀴어퍼레이드가 어디서 열리는 지가 아니라 정말 힘 없고 목소리 내기 힘든 분들이 싸워서 지금까지 20회 넘게 서울의 성소수자를 위해 열렸다. 기존 정치가 하지 못하는 게 이런 부분이다. 의견이 다른 건 존중하지만 대단히 실망스럽단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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