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스포츠계 폭력 근절 국가적 책무…강력 규정 마련해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스포츠계 폭력 사태에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스포츠 폭력 사태, 뿌리 뽑아야 할 구시대 악습"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일부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스포츠계 폭력 사태에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정부를 향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 선진국으로서 글로벌 선도국가 도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서 스포츠 폭력 사태는 뿌리 뽑아야 할 구시대 악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고(故) 최숙현 선수 죽음을 계기로 '최숙현법'과 스포츠윤리센터가 만들어졌음에도 폭력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고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과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어머니에게 보낸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 메시지가 알려지면서 가혹 행위자를 엄벌하라는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이후 국회는 지난해 8월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와 지도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체육계 인권 침해 및 스포츠비리를 직권 조사할 수 있는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권을 대폭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이 이른바 '최숙현법'으로 불린다.

김 원내대표는 관련 부처인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국가적 책무로 규정하고 체육계 폭력적 환경과 구조를 변혁하는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스포츠계 폭력 피해의 상담 신고부터 조사 처리 및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인권보호 체계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엄격하고 일관된 대응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배구계에서는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왼쪽)·이다영에 이어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 등도 학창 시절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김 원내대표는 "2020년 스포츠계에 대한 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회원단체 등은 반복되는 폭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비교적 엄격한 처리 기준과 제도를 정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다수였고, 지방자치단체나 기타 공공기관은 그런 기준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법과 규정 있어도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게 스포츠계에 폭력 사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스포츠계 폭력 근절시킬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일회성 처방으로 넘어갈 순 없다. 먼저 체육인들의 근본적인 인식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계속된 국가 주도의 체육정책과 여기에서 비롯된 승리지상주의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체육계 폭력 사태는 계속될지도 모른다"며 "공정한 스포츠정신으로 체육인 인권 보호하고 국민 행복과 자긍심 높여 공동체 연대감 실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체육인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배구계에서는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에 이어 남자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 등도 학창 시절 학교폭력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은 전날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OK금융그룹은 지난 14일 송명근·심경섭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shincomb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