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 필요"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편적 복지정책인 '기본소득제' 도입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사대적 열패의식"이라고 비판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개적으로 직격했다.
임 전 실장은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언행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앞서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도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거론하며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분(이 대표)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 대표"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며 "사회적 양극화는 지난 30여 년 지속적이고 가파르게 확대됐고, 이 경향은 앞으로도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일까"라고 썼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의 재원과 관련해서도 "이 지사는 1인당 연간 100만 원을 당장 시작하고자 한다. 약 52조 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원 8만3300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월 50만 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에 대한 토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