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내고 해외여행' 황희 후보자 인사청문회 공방 예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병가 사용 후 가족과 스페인 여행, 자녀 학비 지출 축소 신고 의혹 등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20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 소감을 말하고 있는 황 후보자. /남윤호 기자

野 '불분명 수입처' '전문성 미흡' 집중 공세할 듯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야권은 황 후보자의 국회 병가 부정 사용, 생활비 및 자녀 교육비 축소 신고, 한국수자원공사 대가성 후원금 의혹 등 도덕성을 지적하고, 문화예술계 전문 역량이 미흡한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가 각종 의혹과 논란을 딛고 이번에도 '현역 의원 불패신화'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9일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황 후보자의 도덕성이 날카로운 검증 도마 위에 올랐다. 황 후보자는 본인과 아내, 딸 세 가족 한 달 생활비가 60만 원 정도라고 주장했지만, 매년 해외로 가족여행을 간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황 후보자 가족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2017년 7월 스페인 여행 때는 병가를 내고 본회의에 빠졌다. 2019년 3월에도 병가를 내고 본회의를 빠진 후 보좌진과 9일간 스페인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출장 목적으로 지출한 정치자금은 577만8만여 원으로, 나머지 비용 대부분은 황 후보자가 부담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2019년 생활비 지출이 720만 원으로, 자녀 학비가 많이 들어 한 달 60만 원으로 아껴 써왔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황 후보자 딸은 2019년 한 자사고에 입학했다가 2학기부터 1년에 4200만 원 교육비가 드는 외국인학교에 다니고 있다. 야당은 황 후보자가 해외 여행이나 출장 자금 출처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자녀 학비를 세무당국에 고의로 축소·누락 신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황 후보자는 자녀 교육비를 2016년 44만 원, 2017년 14만 원, 2018년 50만 원으로 국세청에 신고했다. 또, 2019년에는 교육비를 '0'원으로 신고했다. 야당은 자녀가 자율형사립고·외국인 학교에 다닌 점을 고려하면 말이 안 되는 지출비용이라며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원을 감추기 위한 의도적인 지출비 축소가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 측은 2019년 출판기념회 추가 수입 부분을 누락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야당은 황 후보자의 문화예술 분야 자질과 전문성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도종환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한국수자원공사 고위 간부로부터 대가성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황 후보자가 한국수자원공사 수익사업을 허가한 스마트도시법을 처리해주고 고위 간부로부터 2년에 걸쳐 1000만 원 상당의 대가성 후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 3월 대표 발의한 스마트도시법 개정안은 정부가 발표한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후원자는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는 사람이고 스마트시티 관련 업무와도 무관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논란 당시, 이를 고발한 당직사병을 '단독범'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다시 사과를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직사병의 실명까지 거론해 논란이 됐다. 현재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황 후보자는 '단독범' 발언 취지를 묻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서면 질의에 "당시 당직사병의 진술을 이용해 근거 없는 정치공세가 벌어지는 상황으로, 배후 세력에 대한 주장을 강조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과한 표현이 됐다"고 답했다.

야당은 황 후보자가 문화체육예술 분야 전문성이 미흡한 점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자칭 "도시 전문가"다. 국회에서도 국토교통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활동해 장관 지명 발표 후 당 내부에서조차 '코드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의 자격성 논란을 묻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서면질의에 황 후보자는 "그동안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경험과 소통능력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의 혁신과 도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시에 관한 제 전문성과 문화·체육·관광 정책이 만날 때, 현장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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