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안타까운 사고…재발방지책 강구"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청와대는 19일 '고등학생 사지마비 교통사고 가해자 처벌'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으로 "안타까운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모색하겠다"라며 칼치기(차선 급변경) 운전 단속 강화와 버스 안전설비 방안 등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주 여고생 사지마비 교통사고, 사과 없는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언니는 해당 글에서 "2019년 12월 16일 경남 진주에서 시내버스 앞으로 무분별하게 끼어든 차량으로 인해 막 버스에 탑승한 고3 여학생이 요금통에 머리를 부딪쳐 목이 골절되면서 사지마비 판정을 받았다"라며 "지난 10월 21일 8번의 긴 공판 끝에 가해자에게 내려진 선고는 고작 '금고 1년 형'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마저도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한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를 알리기 위해 다시 한번 청원 글을 올리게 됐다"라며 "동생은 여전히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긴 병원 생활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까지 겹쳐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 건강하고 밝았던 동생의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행복했던 한 가정이 파탄 났지만, 가해자는 1년이 되도록 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으며 진심 어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이 사건은 가해자 측이 1심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연을 담은 글은 지난해 12월 19일까지 21만1090명이 청원에 동의해 국민청원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이에 강정수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장은 19일 답변 영상을 통해 "먼저 갑작스러운 사고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꿈 한번 펼쳐보지 못한 채 기약 없는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동생이 움직일 수 있다면 모든 걸 떼어주고 싶다'는 청원인과 가족분들의 절절함이 청원을 통해 전달됐다. 정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안타까운 사고"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이어 "청원인께서는 2심 재판에서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하셨으나, 국민청원은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사법부 고유업무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라면서도 "이러한 안타까운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구체적 방안으로 "뒤에서 오던 차량이 차로를 변경해 주행 간격이 좁은 앞차의 틈으로 끼어드는 이른바 칼치기는 도로교통법 제19조 제3항의 진로변경 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지난해 칼치기 운전사고는 4만225건으로 집계됐다"며 "정부는 칼치기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사고 다발 지역에 캠코더 촬영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단속을 강화하고, 공익신고 활성화로 운전자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했다.

또한 "버스 이용자의 안전에 대해서도 살피도록 하겠다"라며 "현행법상 시내버스의 면허, 운영, 관리에 관한 업무는 시·도지사에 위임돼 있는데, 정부는 지자체장에게 이번 사고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설비에 대한 점검 및 종사자 안전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많은 승객이 타고 내리는 버스가 교통상황으로 인해 급정거하거나, 눈비 등으로 인해 내부 바닥이 젖어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으로 시내버스 바닥에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는 방안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강 센터장은 "국민안전은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로 정부는 법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라며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꾸준히 노력하면 안전사고가 줄어든다는 확신을 갖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피해자분과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함께해 주신 국민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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