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안·오·나' 차별화?…중도냐 보수냐, 그것이 문제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후 본격 행보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나경원 전 의원의 차별화 전략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vs 오세훈 vs 안철수 서울시장 야권 후보, 경쟁 본격화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7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른바 '안·오·나'(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 전 시장·나 전 의원)의 차별화 전략이 주목된다.

'중도 보수'인 안 대표가 광폭 행보에 나선 가운데 나 전 의원은 짬짜면을 예로들며 '정통 보수'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오 전 시장은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들에게 '인턴시장·초보시장'이라며 적극 견제에 나섰다.

오 전 시장은 18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이기에 인수위도 없이 당선된 바로 다음날부터 일에 착수하는 데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어제 출마선언에서 '인턴시장·초보시장' 이라는 조금 자극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은 이날 무상급식 문제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앞으로 이뤄지는 모든 복지 정책은 다 상위 30%의 시민이나 국민께 이뤄진다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자제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게 아니라 당시 소득하위 50%, 나중에는 양보해서 소득하위 80%, 상위 20~30%만 빼놓고 줘도 좋다는 입장이었다"며 "이미 하는 것을 다시 바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하더라도 코로나 취약 계층에 재난지원금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 구분 없이 똑같은 액수를 나눠줬지만, 1년이나 지났는데 그런 행태를 보인다면 예산의 낭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중도적 노선을 유지하고 IT·의료인이란 전문성을 살려 코로나19 국면에 적극적인 정책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안 대표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및 백신 접종 계획 관련 국민의당-대한의사협회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반해 안 대표는 "교육복지 같은 경우는 교육대상 모두에게 보편복지가 원칙 아니겠나"라며 "재난지원금의 경우, 재난을 당한 분들에 대해 선별 지원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만 고집하고 원칙으로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은 보편복지가 중요하고 다른 부분은 선별복지가 맞는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IT·의료 전문가'를 강점으로 유세에 나선 안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 의료자원봉사에 이어 이날(18일) 대한의사협회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간담회 직후 오 전 시장이 다른 후보들을 '초보 시장'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지금은 야권 후보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하고 서로 동료란 인식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사실 야권에게 쉬운 선거가 아니"라며 "재보궐 선거여서 투표율이 낮고, 서울에 있는 야권의 조직도 여권에 비하면 굉장히 힘이 약하다. 또한 정부여당이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수단이 있는데 야권이 대응할 만한 것들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견제구에 "10년 쉰 오세훈 후보보다는 잘할 자신 있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후보자 등록을 마친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선의원, 야당 원내대표, 당이 어려울때 시장후보로 나섰던 제가 10년을 쉬신 분보다 그 역할을 잘 할 자신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인턴시장이라 칭하신다면, 뭐 어쩌겠는가, 그 호칭 받아 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에게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어떻게 위기의 회사를 구해내는지 볼 것읕 권해 드린다"며 "연륜과 실력은 어디 안 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은 혼자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서울시는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며 경력이 중요치 않음을 역설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 견제에 10년 쉰 오세훈 후보보다는 잘할 자신 있다며 맞섰다. 이날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친 나 전 의원. /남윤호 기자

나 전 의원은 앞서 지난 17일 '중도'를 짬짜면에 비유하며 '노선 경쟁'을 띄우기도 했다. 그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짬짜면(짬뽕+짜장면)을 언급하며 "시대에 따라 때로는 좌가 옳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우가 옳기도 하다. 둘을 섞어버리면 이도 저도 아니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좌파가 짬뽕을 만든다면, 우파는 짜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은 그냥 짬뽕을 만든 게 아니라 상한 짬뽕만 계속 만들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서 '짬뽕이랑 짜장면을 섞어서 드릴게요'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다. 짬뽕을 잘 만드는 사람은 더 맛있는 짬뽕을 선보이고, 짜장면에 자신 있는 사람은 더 훌륭한 짜장면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중도를 표방한 안 대표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한 최근 외연 확장에 방점을 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한 비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나(나 전 의원)는 진짜 보수고, 저 사람은 가짜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는 정통 보수가 아니고, 우리의 적인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던 사람이란 원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 전 의원의 노선 경쟁에 대해 박 교수는 "(다른 후보들과) 똑같이 되거나 안 되거나"라며 "차이가 있을 정도로 의미가 아주 크진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대표에 대해 "야권의 찬스"라면서도 "옛날 사람이 다시 등장한 것은 그 당의 변화나 외연확장이 이뤄지지 않았단 거다. 누가 유리하다는 것을 말하기 앞서 야권 후보들(안·오·나)이 국민의힘이나 보수 진영에 큰 힘이 되고 있진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 단일화는 꼭 해야 한다. 아니면 야권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변화의 의미를 갖는 단일화는 물 건너 갔을 가능성이 높고, 정치공학적 차원의 단일화는 2월 혹은 3월이 지나야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안 대표는 단일화 논의 시기에 대해 "역대 선거들을 살펴보면 실무 담당자들끼리 논의가 시작되고 후보들이 결단 내리는 순서를 밟았다"며 "지금은 언론에 공개적인 제안을 던지는 수준이 아니었나. 이런 식으로는 한발 더 나아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차분하게 우선 우리가 왜 단일화를 해야 하는지 목적에 대한 동의, 방법에 대한 동의를 할 때라고 본다. 어떤 시기가 야권에 적절한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무 차원의 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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