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소 유출 의혹' 침묵 깬 남인순 "'무슨 일 있냐' 물어만 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고 박원순 시장 성추행 피소건 유출 의혹에 대해 5일 전면 부인했다. 2020년 7월 3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남 의원. /배정한 기자

의혹 전면 부인…野 "민주당 책임 통감해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에 관한 내용을 가해자 측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긴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혔다. "피소 사실을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남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지 6일 만인 5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12월 30일 서울북부지검 발표 이후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저는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발표자료에서도 박원순 전 시장이 특보를 통해 최초로 정보를 취득한 시점은 피해자의 고소장 접수 이전이고, 박원순 전 시장과 특보는 고소 이후에도 고소여부 및 구체적인 고소내용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며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30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관련 사실이 여성단체에서 유출됐고 남 의원과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했다. 피해자 측이 한 여성단체 대표와 전화한 내용이 한국여성단체연합 측에 알려졌고, 이 단체 상임대표 출신인 남 의원이 이 사실을 안 후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임 특보에게 이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피소 유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저는 7월 8일 오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본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이렇게 질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깊은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 드리고 일상이 회복되길 바란다"며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6일간의 긴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힌 데에는 당에 더 부담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남 의원 의혹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와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여성의원들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 의원이 성범죄 고발 사실을 유출한 것은 본인의 존재를 부인한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과는커녕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즉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해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명예를 지켜주길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검찰 발표를 통해 남 의원이 고 박 시장의 위력 성폭력 피소 사실을 서울시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남 의원이) 피소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작금 사태에 대해 방관하며 재보궐 선거 준비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당 소속 정치인들에 비롯된 이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제대로 된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unon89@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