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與 다주택자와 1가구 1주택법…'아시타비' 비판 쏟아져

23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1가구 1주택법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거권 확보 취지란 설명이 이어졌지만 아시타비, 내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진 의원. /배정한 기자

'실정 맞지 않다' 지적도…진화 나선 민주당 "법안 발의 때 당과 상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1가구 1주택' 법안이 도마에 올랐다. '무주택자들에게 주거권을 먼저 보장하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16명 다주택자가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입법 전 충분한 검토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진 의원이 발의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1세대 1주택 보유·거주 △주택을 활용한 자산 증식·투기 금지 △무주택자·실거주자에게 우선 공급이라는 조항을 새로 추가하는 내용이다. 이 법은 1세대가 1주택을 보유·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는 데서 헌법이 보장한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또, 최근 부동산 가격 급상승으로 악화한 여론을 잠재우려다 되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민주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23일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 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할 때 당과 상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공감을 이뤘다.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와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많이 이뤘다"고 말했다.

'진 의원과 관련있느냐'는 물음에 "그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여론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사회적 쟁점이 있는 법안 등 발의에 대해 당과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15일 열린 K-방역 긴급점검 화상회의에서 논의하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진 의원도 논란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무주택자에게 청약가점을 주거나 다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중과하는 것은 1가구 1주택 원칙의 소산이 이미 제도화돼 있는 것"이라며 "이 원칙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개정안은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발의자 중 다주택자가 있는 것에 관해선 "당에서도 매각하도록 조치했는데 팔리지 않는다든지, 여러 형제가 함께 공유하고 있어 혼자 매각하기 어렵다든지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개인적인 사정들은 이해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했다.

지난 11월 기준 민주당 의원 174명 중 다주택 보유자는 16명이다. 민주당은 관련 내용을 당 윤리감찰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지만 '아시타비'(我是他非,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뜻을 한자로 번역해 새로 만든 신조어)란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진 의원 발언처럼 불가피한 여건의 다주택자가 있는 상황에서 '1가구 1주택'을 기본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미 정부 정책 방향이 1가구 1주택을 기본 방향으로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새롭게 규정을 넣어야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왜 하필 지금인가. 무언가 (규정을) 넣을 때는 넣고 난 이후에 다른 것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도 해당 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는 기본법에 규정하면 오히려 편법을 더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윤호 기자

이날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진 의원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후보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가구 1주택법에 찬성하느냐'고 묻자 "기본적으로 주거기본법 자체에 대해, 정신에 대해선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부모님이 거주하거나 매수자를 못 구했거나 처분이 어려운 사연을 차치하고라도 이 법을 찬성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자 변 후보자는 "(해당 법이) 1가구 1주택만 강조한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이 주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법안을 만든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사회주의'법이라고들 하지만 굉장히 반사회적인 입법"이라며 "사유재산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시장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유재산의 종류를 선택해 갯수까지 통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분히 포퓰리즘적이다. (진보 진영이) 이른바 무상 시리즈로 재미를 봤다. 그 다음에 기본 시리즈가 나오고, 기본 주택이 언급되고 있다"며 "차라리 주장하려면 기본주택이 낫다. 국가가 주택 하나씩 기본적으로 보장한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지금 개정안은 오히려 편법을 더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집 없는 사람들을 겨냥한 '달래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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