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판단 기다리겠다" 향후 대응 주목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는 부당하다'며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여당이 연말 정국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내치기에 동조하며 노골적으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여당의 예상과 다른 결과에 야권이 '추미애 경질론'으로 반격하고 나서면서 민주당도 출구전략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과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1일 사실상 윤 총장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 지도부는 말을 아꼈다. 공식 논평도 내지 않았다. 신영대 대변인이 취재진에 문자 메시지로 "법원의 결정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사유가 적정한지에 대해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징계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
앞서 법원은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고, 감찰위는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명령, 수사 의뢰 처분이 모두 부적정했다고 발표했다. 대상자인 윤 총장에 징계청구 사유를 알리지 않고 소명기회도 주지 않는 등 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징계위 판단 후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지만, 야당 반격이 만만치 않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원의 윤 총장 직무복귀 결정 직후 "추 장관을 문재인 대통령이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추 장관을 믿고 윤 총장 '국정조사 추진'까지 언급했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여권은 정치적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추미애·윤석열 갈등 출구전략으로 윤 총장 '자진사퇴' 시나리오를 밀고 있다. 징계위에서 윤 총장에 대한 '해임' 중징계가 결정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자신이 임명한 인물을 내치는 모양새가 돼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윤 총장 해임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께서 개입하실 일은 아니다"며 "이건 법무부의 징계절차이고 그걸 끝까지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우상호, 우원식 등 당내 중진 의원들도 이날 일제히 나서서 윤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동반 퇴진론'도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전날(11월 30일) "윤 총장 징계문제가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이 이 같은 압박을 견디고 직무에 복귀하면서 민주당 관심은 오는 4일 법무부 징계위 결정에 쏠리게 됐다. 여권은 추 장관이 제기한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을 쟁점화하고 '국정조사 검토'까지 공세를 확장한 상황이다. 징계위 결정이 발표되면 당장 국정조사 추진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먼저 윤 총장의 국정조사와 특별수사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이 추 장관과의 동반 국정조사로 맞불을 놓자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