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대응, 중국 언론 검열 중단 등 요구

[더팩트｜이민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전달한 요구사항 7가지가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탈퇴했을 때 7가지 요구사항 목록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앤드류 브렘버그 제네바 주재 미국대표부 대사는 지난 5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직접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요구사항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요구사항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WHO에 대한 불만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바이러스의 출처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둘째로 중국에 바이러스 샘플 제공을 요청하고 중국의 의사와 언론인 검열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세 번째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 각국에 여행 제한을 고려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도록 요청했다.

목록의 네 번째는 WHO가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대만에 조사팀을 파견하라는 것이었다. 현재 중국은 WHO가 대만 정부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캐나다, 유럽 또는 일본의 주요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약물의 사용을 승인하고, WHO에 기여한 정도를 따져 WHO 구성원을 선발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의 7인 그룹이 제안한 요구사항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트럼프의 요구사항에 호응하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동료들에게 자신이 중국과 미국에 갇혀있는 것 같이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역시 요구사항의 내용을 보면 WHO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법학교수이자 WHO 고문은 이 목록을 검토한 후 "그것은 협상이 아닌 협박이었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