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vs 윤석열, 국민 갈등 부추기는 난장판 정치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정치란 무엇일까. 시끄러운 정치권을 보며 '정치는, 그리고 정치인은 왜 존재할까?'를 생각한다. 정치와 정치인의 존재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라고 정의한다. 현재 우리 정치는 사전적 의미와 같은 모습일까? 공감이 어려울 것 같다.
요즘 돌아가는 판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가 전혀 국민을 위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다. 대통령이 임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극도의 갈등을 빚는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못해 난장판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버텨가는 국민이 보기엔 여야 모두 필요 없는 존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더욱이 여야 모두 각자 지지층만을 위한 메시지와 정치적 결단에만 치중한다. 어린이들이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ㅇㅇ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정치적 '내 편, 네 편 놀이'가 어린아이들 놀이처럼 순수하지도 않다.
이런 정치 행태를 보는 짜증스러움이 견디기 힘들 정도일 때, 한 웹툰에서 요즘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듯한 내용을 목격했다. 무척 흥미로운 장면이었지만, 여야 정치권이 대하는 국민의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무거웠다.
'어차피 백성은 근본이 장님이야. 장님이니 달콤한 말을 계속 들려줘 끌고 다니는 게 정치다. 백성 민, 民자의 상형문이 뭔지 알아? 눈을 칼로 찌는 그림이지. 그래, 눈을 찔러서 장님이나 애꾸로 만들어 부려먹기 좋은 인간으로 만든 것.'
웹툰은 백성은 장님이고, 정치인은 이를 이용한다고 묘사했다. 섬뜩한 말이지만 사전을 검색해보니 民의 상형문자에 대한 설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성'이나 '사람'이라는 뜻의 글자이다. 民자는 氏(성씨 씨)자가 부수로 지정돼 있지만 '성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民자의 금문(청동기에 주조되거나 새겨진 문자)을 보면 사람의 눈에 열십자 이미지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송곳으로 사람의 눈을 찌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의 왼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다. 民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民자의 본래 의미는 '노예'였다.'
여야가 사안마다 각자의 지지층을 향해 갈등과 다툼을 조장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생각하는 국민은 외눈박이인 것 같아 무척 씁쓸하다. 어쩌면 예전부터 정치가 원하는 국민은 이런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내 편'만 보게 하는 정치.
지금도 여야는 국민의 한쪽 눈을 가리고 '내 편'만 보라고 한다. 이미 이런 정치에 익숙해져 버린 것도 사실이다. 여야 양극단 정치 세력들은 일부러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않고 대안이 되길 포기하는 모습을 연출, 계속 이용한다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국민은 이제라도 정치권이 원하고 바라는 '외눈박이 국민'이 아닌 두 눈 부릅 뜬 국가의 주인임을 보여야 한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더는 외눈박이 정치만 원하는 이들이 설 자리가 없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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