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서울' 시대 끝내고 '경제서울' 이끄는 시장 될 것"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이 전 의원은 심각한 서울의 주거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정치서울' 시대를 끝내고, '경제서울'을 이끄는 시장이 되겠다고 예고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최대 전·현직 의원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강연에서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출마의 변을 밝혔다.
먼저 그는 전임 서울시장의 행정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여권의 대권후보로도 거론됐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자기 브랜드 만들기와 집권 기반 다지기에 치중하느라 서울시민의 삶은 뒷전으로 미뤘다는 게 이 전 의원의 분석이다.
이 전 의원은 "집값이 올라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구 1000만 선이 무너졌는데도 시장은 재생과 보존이라는 자기 브랜드만 고집하면서 다양화된 서울시민들의 니즈에 맞는 새집 공급을 사실상 가로막아 집값과 전셋값 동반 폭등을 초래했다"며 "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 사업이 새집 공급의 사실상 유일한 방안인데도 재생과 보존을 자기 브랜드로 내세운 민주당 대권주자 시장 10년간 393개의 정비구역이 해제됐고, 이로 인해 약 26만 호가 공급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이 집값 폭등이라는 화약고에 기름을 부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대책이 그 화약고에 불을 붙였다는 이야기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50% 이상 폭등한 서울 아파트값과 관련해 "서울 집값 폭등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대권시장이 공범"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대권주자 시장이 자기 브랜드 만드느라 서울시민의 삶을 팽개치는 정치서울, 그 정치서울을 끝낼 경제시장이 필요하다"며 "서울에 살고 싶은 사람은 서울에 살게 해 줄 경제시장이 필요하다. 집값이 비싸서, 일자리가 없어서 서울을 떠나는 사람이 없는 서울, 그런 서울을 만들 경제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주거난 해법과 관련해 가칭 '허니스카이(HoneySky)'를 한강변 재건축단지 중심으로 공급해 경관, 휴식, 조망권 향상을 선택하는 단지에 단지 내 조경용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신혼부부 및 육아부부 전용동을 초고층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생애 첫 주택 마련에 애로를 겪는 신혼부부 및 육아부부들에게 지분적립형분양으로 내 집 마련의 길을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의원은 "땅값 없이 건축비만으로 지을 수 있는 만큼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층들이 감내할 수 있는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어 드릴 것"이라며 "흙수저 무주택자들이 절망하지 않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청년들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칭 '서울블라썸(SeoulBlossom)'을 강북과 강서 4개 권역에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80층짜리 직주의문(직장+주거+의료+문화+복지+공공서비스) 일체형 초고층 시설로 교통유발을 최소화하고, 20개 층은 창업공간 및 사무공간으로, 10개 층은 수영장, 병원, 우체국, 주민센터지소 등 의료, 문화, 복지, 공공서비스 공간으로, 50개 층은 주거공간으로 분양과 임대를 혼합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의 최신 트렌드가 Work, Live, Play(일하고, 거주하고, 놀고)"라며 "이들에게 직주의문의 공간을 열어주고 서울을 밀레니얼 세대가 창의력을 뿜어내는 원천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력으로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극빈층은 의식주 자체를 서울시가 확실히 책임지겠다"라며 "시장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임을 분명히 못 박고 시장이 바뀌었다고, 정당이 바뀌었다고, 늘였다가 줄이기를 하지 못하도록 조례로 확실히 못 박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작금의 전세난은 문재인 정부 23번의 부동산 대책의 종합 결과물"이라며 "이 모든 규제를 원위치 할 수 없다면 차선은 공급 확충인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중장기 대책인 공급 확충과 단기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 단독주택을 다세대 다가구로 재건축하면 인허가·세제·금융·설계 지원하고 꼬마빌딩 내 장기 공실을 주거전환 리모델링 후 임대하는 경우 장기저리융자를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호텔방을 개조해 임대하자는 방안에 대해 "국민 염장만 지르는 점입가경"이라며 "긴급 경고한다. 과도기 업무를 맡고 있는 시장권한대행은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시도하는 각종 매입임대 사업 등 신규 사업과 조치는 일절 중단하고, 곧 선출될 새 시장, 일머리가 훤한 경제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19~30세 청년들의 지하철 요금 무료 이용도 눈에 띄는 공약이다. 이 전 의원은 "'청춘프리패스'를 도입해 19~30세 청년들의 지하철 요금을 무료로 하겠다"라며 "더 넓은 세상을 더 경험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이동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현 서울시민의 최대 고통거리인 주택 문제 해결에 우선 집중한 뒤 서울을 미래를 열고, 세계로 뛰고, 시민을 품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 의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학사 및 석사)한 뒤 미국 UCLA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역임한 그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보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
21대 총선 때는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후보 중에 강북과 강남을 모두 지역구로 경험한 정치인은 이혜훈뿐이다. 중진 험지 출마라는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 지역구를 동대문으로 옮긴 이후 동대문에서 쌓은 경험은 서초에서 쌓은 경험과 함께 서울의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균형 감각을 가지게 했다"며 "지금 서울의 문제를 푸는 데는 강북과 강남을 모두 경험한 균형 있는 접근법을 가진 사람, 왜 이 정책이 서울시민에게 필요한지 민주당 소속에도 탄탄한 논리로 설득할 사람, 탄탄한 콘텐츠와 뚝심있는 추진력을 갖춘 이혜훈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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