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 외신, '대북압박'…전문가 "아직 판단 일러"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우리 정부가 조 바이든 당선인측 인사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이 우리 정부의 한반도 '종전선언'에 화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아래 한·미동맹이 회복될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북미대화'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대화' 기조를 이어가게 하기 위한 우리 측 행보가 눈에 띈다.
먼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 승리가 유력해진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해 친 바이든 인사로 분류되는 크리스 쿤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과 만나 '북미대화'가 정상차원의 이슈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난 12일 방미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측 인사들에게 종전선언 등에 대해 설명했고, 한·미 동맹의 더욱 굳건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미국 대선 전 바이든 당선인의 상원의원시절 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누지 대표는 방한해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오바마 행정부와는 다른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말했다고 전해진다.
한반도 외교안보 주무 부처 수장들이 바이든 측 인사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밝히고 바이든 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도 15일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한반도 정세 등 한미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종전선언'의 가능성은 적고 대북압박 정책으로 선회할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식 톱다운 방식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그는 13일 합동군사대학교와 한국군사학회 공동 주관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종전선언 자체나 평화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좀 더 차근차근 따질 것"이라며 "그렇게 볼 때 종전선언은 당장 이뤄질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더해 과거로의 회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WSJ은 1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적극적인 압박과 '원칙 있는 외교'를 혼합하는 과거 방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 등 주변국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행정부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짐작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직 바이든 측에서 공식라인으로 접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면서 최근 우리측 인사와의 만남은 "정책조율은 아니고 분위기 파악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트럼프식 접근은 실패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는 있다"면서도 "분위기는 그렇지만, 현재 시작도 안 했는데 평가하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별 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패배에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5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북한 내 반 사회주의 행태를 비판했지만, 미국 대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