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또 임플란트?…文대통령의 격무와 치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고 10일 청와대가 밝혔다. 사진은 9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9일 수보회의 발음 어색…격무에 '치아 수난'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시절 과로와 스트레스로 치아 10개가 빠져 임플란트를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웃기는 것은 나부터 시작해서 직급이 높을수록 뺀 치아 수가 많았다"며 "우리는 이 사실이야말로 (치아 건강에)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된 이후 격무에 시달려서일까. 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대통령은 최근 치과 치료를 받았다"며 "다만 발치 여부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평소보다 어색하고 부정확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문 대통령이 최근 발치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치과 치료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발치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대통령의 건강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수반인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보안 사항으로 분류된다. 대통령 주치의는 본업을 병행하며 1~2주에 한 차례씩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의 건강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치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청와대 제공

임기 후반부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여러 정책의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 조치에도 전세난이 심화하는 등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의욕을 보인 일자리 창출 문제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설상가상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고 민생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최근 안정적인 방역으로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세계 주요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 경제도 글로벌 경제 침체 속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문제도 교착 국면에 빠져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임기 내 비핵화를 촉진시켜 평화협정까지 이르는 성과를 낼 기대감도 다소 낮아지게 된 상황이다.

일의 연속이다.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해온 문 대통령은 중첩된 국정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중압감과 스트레스, 피로에 짓눌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와 올해 역대급 호우로 인한 피해로 여름 휴가를 통째로 반납하는 등 국정에 몰두하고 있다.

남은 1년 반 임기 동안 강행군이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임기 말 레임덕(권력 누수)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잃는다면 주요 국정 과제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아로 고생하는 문 대통령이 감내해야 할 '왕관의 무게'는 매우 커 보인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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