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불복' 대법원 소송 등 거센 후폭풍 일 듯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승자는 누구일지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억 명이 넘는 사람이 사전 투표를 해 개표가 지연되면서 누구도 당선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폭스뉴스, CNN방송 등은 4일 오전 6시(한국시간 4일 오후 8시)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을 각각 213명 대 224~238명으로 집계했다.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핵심 경합주인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과 미시간(16명), 펜실베이니아(20명)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백악관의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의 시선은 러스트 벨트(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결과에 쏠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4일) 새벽 백악관에서 지지자들에게 "사실상 우리는 이겼다"면서, "상대편은 우리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어 "오늘 결과가 확정돼서 발표되지 않은 것은 굉장히 망신거리다"라며 "왜냐면 사실 우리가 이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자체는 굉장히 민망한 상황이다. 우리가 이긴 것이 명확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같은 날 드라이브 인 연설에서 "개표 시간은 걸리겠지만, 우리는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결과를 기다려 달라. 우리는 남은 위스콘신, 미시간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의 개표 결과는 늦게 나올 수 있다. ABC뉴스는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개표가 완료 시점을 6일 오전으로 전망했다.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전체 투표의 35%(250만 6500표) 이상 우편투표가 이미 도착해 개표 중이지만, 60만 표 가량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또, 도착한 우편투표 중 개봉한 78만 5000여 표 중 61만 6000표(78.4%)가 바이든을 지지해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미시간·위스콘신은 대선 당일인 3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만 인정하지만, 각각 284만 표, 130만 표 우편투표를 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시간은 92만 8000여 표를 개표한 결과 바이든 66.0%대 트럼프 32.6%로 나타났다. 위스콘신은 우편투표 개표 결과를 아직 보고하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가 개표가 끝날 때까지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우려한 듯 "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며, 시간이 지난 후 투표소가 문 닫은 뒤 도착한 투표를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들을 우리는 막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바이든 후보 또한, "법률팀이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 소송까지 언급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9명의 연방대법원 대법관 보수가 6명, 진보가 3명으로 보수 절대 우위 구조다. 즉,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부시와 고어 후보의 대선에서도 연방대법원의 결정으로 한 달 뒤에야 부시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바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 연방대법원 소송을 제기할 경우 20년 전 대선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미국은 전체 득표수와 상관없이 각주마다 할당된 선거인단 총 535명 중 과반 이상(270)을 차지하면 승부가 난다. 또한, 해당 주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다. 이 때문에 공화-민주 양당제 상황에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승부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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