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연설 직전까지 고성 항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민의힘이 28일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에 앞서 청와대가 주호영 원내대표 신원확인을 했다며 강력히 항의한 데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이 "사실 확인 후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예정된 문 대통령 국회 본회의 예산안 시정 연설은 시작 전부터 국민의힘 측의 고성과 야유로 어수선했다.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에 참석하려 했으나 국회의장실 입구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들에게 수색·제지를 당했다는 이유에서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협치하겠다고 국회에 오셨으면서 (야당) 원내대표가 들어가려 하자 제지했다"며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청와대의 공식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선 채로 항의를 이어갔다.
이에 박 의장은 사건 경위를 파악하겠다며 야당 진정시키기에 주력했다. 박 의장은 "사실 진상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반발은 문 대통령 시정연설 시작 직전까지 계속됐다. 이에 박 의장은 "일단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달라"고 거듭 당부하면서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을 앞두고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간담회장 앞에서 청와대 경호팀이 주호영 원내대표를 신체 수색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청와대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의도된 검색이고 의도된 도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강압적으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다. 이것이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인가?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청와대의 안하무인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전달한 10가지 공개질문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지난 26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을 담은 서신을 전달한 바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검색 안 하는 게 맞는데 (청와대 경호처에서) 주 원내대표를 못 알아본 것일 것"이라며 "경호처에서 사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