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환의 '靑.春'일기]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한일관계 걸고 막아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면 직접적 위험에 노출되는 한국으로선 사전에 강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일본 오염수 관리 안정성 의문…국민 건강 직결 문제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생긴 방사능 오염수 처분 방안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낮춘 뒤 바다에 방류 처분한다는 방침을 굳혔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23만 톤에 달한다.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핵물질 정화 장치로 처리해 인체 유해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처리수'라 부르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으로 버리기 위한 당위성을 얻기 위해 철저하게 계산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염수를 정화 장치로 처리해도 현재 기술로는 충분히 제거하기 어려운 삼중수소(트리튬)라는 방사성 물질은 남는다고 지적한다. 삼중수소는 ALPS에서 걸러지지 않고 계속 오염수 안에 남아 있으며 반감기는 12.3년으로 자연 소멸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면 해양 환경뿐 아니라 먹거리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태평양 연안국은 물론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도 피해를 보게 된다. 심각한 것은 삼중수소에 노출되면 유전자 변형이나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국민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할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대학생 기후행동 회원들이 2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철회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정부 입장이나 관련 대처 방안 등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기 어렵다"며 "나중에 때가 되면, 알릴 필요가 있으면 설명해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일본의 주장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현황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과연 일본의 오염수 관리 안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오염수가 완벽히 통제되고 있는지, 정화 처리된 오염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산물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증이 필요하다. 이런 선행을 무시하고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것은 이웃 국가에 민폐를 끼치는 차원을 넘는 심각한 만행이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임박했다.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 국민의 안전이 직결된 문제인 만큼 문 대통령과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였으면 한다. 현재 강제징용 배상을 둘러싼 갈등으로 냉각된 한일관계가 더 악화하더라도 말이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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