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금품 수수 의혹…전병헌·한병도 재판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라임자산운용 배후 '전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무수석을 지낸 인사들도 부적절한 일에 연루되면서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무수석은 국회·정당과 청와대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한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부적절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대리인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로비 명목으로 5000만 원을 건넸고, 이 씨가 청와대로 찾아가 이 돈을 강 전 수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강 전 수석은 전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씨가 청와대로 찾아가 5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말에 대해 2017년 7월 28일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돈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청와대 검문 시스템을 언급하며 거액의 돈을 반입할 수 없다고 했다. 강 전 수석은 "청와대 직원부터 수석까지 출퇴근 때 가방 검사를 받고 들어올 때는 반드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하게 된다"며 "돈 5000만 원을 가지고 들어온다는 건 청와대를 조금만 알아도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고 했다.
앞서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날 고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이 씨와 관계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광주 MBC 사장이던 이 전 대표를 알게 됐고, 청와대에 와서 2~3년 만에 연락이 와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법정 증언과 강 전 수석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향후 진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옵티머스와 라임 펀드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이 확산하는 형국이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인 전병헌 전 의원은 실형을 선 받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e스포츠협회를 통해 여러 대기업으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수석은 지난 7월 항소심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던 지난 2013~2016년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KT 등으로부터 각각 3억 원, 1억5000만 원, 1억 원 등 모두 5억5000만 원을 e스포츠협회에 기부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전 전 수석 후임인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에게 공기업 사장 등 고위직을 제안하며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검찰과 피고인들이 증거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이면서 정식 재판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정무수석의 수난은 이번 정부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시절 현기환 전 수석은 부산 엘시티(LCT) 사업 비리 주범인 이영복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18년 3월 징역 3년6개월 형이 확정됐다.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수석은 지난 6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박준우 전 정무수석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